"1982년 바세나르 협약을 체결했을 당시 벨기에 노조단체에선 미친 짓이라며 비아냥거렸다. 그러나 지금은 네덜란드 모델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이젠 달라져야겠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네덜란드 최대 노조단체인 전국노조연합(FNV) 에릭 펜텡가 정책자문관은 바세나르 협약에 대해 묻는 기자에게 이렇게 자랑했다. 노조연합은 기독노총(CNV) 중간·고위종업원연합(MHP)과 함께 네덜란드의 3대 노동자 단체로 한국의 노사정위원회격인 사회경제위원회(SER)에도 직접 참여하고 있다. -바세나르 협약을 맺을 당시 노동계 안에서 반대는 없었나. "일부 노동자들 사이에 '왜 노조가 임금동결에 합의하는 협약을 체결하느냐'는 반대의 목소리가 있었다. 하지만 경영층도 근로시간 단축으로 고용안정을 약속한 만큼 대부분 근로자들이 어느 정도 만족해 했다. 당시 노조가 진정으로 원한 건 돈이 아니라 고용안정이었다." -협력적 노사관계가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된다고 보는가. "다른 유럽국가들의 실업률을 비교해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유럽의 지난해 평균 실업률은 8.8%였다. 하지만 네덜란드는 5% 수준에 불과했다." -노사협력의 비결이 있다면. "비결은 따로 없다. 노동계의 최우선 목표는 일자리 확보다. 하지만 아직도 독일을 비롯한 몇몇 유럽국가들은 임금을 최우선시 하고 있는 것 같다." -네덜란드엔 파트타이머 등 비정규직 노동자 비중이 높은데. "그렇다. 바세나르 협약 이후 근로시간을 줄이고 일자리를 나눈다는 차원에서 많이 늘었다. 현재 여성 노동자의 경우 80% 이상이 비정규직이다." -비정규직이 많은 것에 대해 노동계의 입장은. "고용창출에 기여하기 때문에 굳이 반대할 이유는 없다는 입장이다." 헤이그=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