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난 2년간 입스(yips)로 무척 고생했다.


퍼팅을 하려고 어드레스를 취하면 머리속으로는 백스윙을 해야지 하는데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짧은 퍼팅일수록 그 증상은 더 심각해 50cm 거리에서도 넣지 못하곤 했다.


퍼팅이 안 되다보니 다른 샷까지 흔들려 '드라이버샷 입스'까지 왔다.


입스가 오니까 나만의 스윙 타이밍을 잃어버리게 됐다.


퍼팅에 앞서 나는 두번의 빈 스윙을 한 다음 어드레스를 하고,홀을 한번 쳐다본 후 스트로크를 했었다.


그러나 입스 때문에 몸이 굳어 평소보다 퍼팅하는 시간이 배 이상 걸렸다.


또 그린 라인도 실제보다 훨씬 더 과장해서 보게 된다.


퍼팅이 안 될수록 마음의 여유도 없고 짜증만 났다.


입스로 생기는 문제점은 참으로 심각했다.


선배프로들에게 물어봤더니 대부분 한번씩 입스를 겪곤 했단다.


아마추어들도 비슷한 현상이 올 수 있다.


나는 입스를 겪는 동안 여러가지 실험을 했다.


볼을 보지 않고 홀만 보고 퍼팅한 적도 있고 밸리퍼터를 써보기도 했다.


내 특유의 집게 그립 퍼팅을 바꿔보기도 했다.


하지만 모두 효과가 없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입스를 극복했는가.


먼저 스윙의 기본을 체크하기로 했다.


내 스윙을 꾸준히 봐 온 사람들에게 자문을 구했다.


그러다가 왼손 그립이 너무 강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샷을 할 때 왼손 그립을 너무 꽉 쥐면서 스윙도 딱딱해졌던 것이다.


퍼팅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이를 해결했다고 해서 바로 입스가 없어지지는 않았다.


오락가락했다.


이처럼 혼란을 겪는 동안에도 꾸준히 연습했더니 어느 순간 마음이 편해졌다.


그러면서 입스가 사라졌다.


골프는 '마인드 게임'이기 때문에 입스를 해소하는 데는 자신감이 가장 중요했고,결국 부단한 연습을 통해 자신감을 회복하게 됐던 것이다.


2년 전 두차례 우승하고 난 후 샷에 대한 욕심이 커지면서 너무 잘 치려고 했던 게 화근이었던 것 같다.


나는 입스를 겪으면서 골프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됐다.


그것은 '항상 마음을 편하게 먹고 골프를 즐겨야 한다는 생각'이다.


정리=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