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공급 늘릴 여력없다".. 서방 석유메이저들 高유가대책 역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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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가 배럴당 50달러를 돌파,사상 최고치로 치솟고 있으나 석유 회사들이 공급을 늘리는 데는 최소한 수년이 소요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지난주 말 BP 토털 등 주요 석유회사 경영진이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고유가 대책을 논의했으나 단기간에 공급을 확대하기는 어렵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업계 관측통은 "유가가 너무 비싸 소비자들이 석유 소비를 급격히 줄일 때까지는 유가의 고공 행진이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방 석유기업들은 통상적으로 생산 능력의 최대 한도를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즉각 공급량을 늘리기 어려운 실정이다.
일부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이 원유 생산량을 늘릴 수는 있겠지만 매장량이 가장 많은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에도 유전 개발을 통해 석유생산에 도달하기까지 최소한 2년은 걸린다.
석유 기업들이 공급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이미 발견된 유전을 생산시설로 전환해야 하지만 이 작업도 빨라야 수년,심지어는 10년 이상이 걸리기도 한다.
실제로 BP PLC사가 아제르바이잔에서 내년부터 생산할 석유는 15년 전에 착수한 것이다.
더욱이 기존 유전의 생산량은 점점 감소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석유 메이저들은 아프리카 서부 해안이나 카스피해 등지에서 해저유전 개발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들 지역에서 유전 개발에 성공한다고 해도 운송로와 거리가 멀어 수송에 큰 어려움이 따른다.
접근하기에 가장 유리한 중동 지역의 유전 개발도 쉽지 않다.
중동 국가들이 자국 유전에 대한 서방기업의 접근을 더 이상 허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중동 국가들은 자체 자본과 기술로 유전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 외국 기업의 접근을 차단하고 있다.
WSJ는 "전 세계의 석유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하루 6백만배럴의 추가적인 생산 능력이 반드시 확보되어야 한다"고 분석했다.
현재 세계 원유 생산량은 하루 8천만배럴 수준이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