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펀드판매 방카슈랑스 등 소매금융을 대폭 강화하고 증권 투신 등 제2금융권 분야로 업무영역도 넓히고 있다. 이에 따라 "국책 개발금융기관이 지나치게 수익성 위주의 소매금융 업무에 매달리고 있다"는 지적이 금융권에서 제기되고 있다. 4일 금융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이날 신동아화재와 방카슈랑스 업무제휴를 맺고 다음달부터 손해보험을 창구에서 판매키로 했다. 이로써 산은의 제휴 보험사는 10개로 늘어났다. 산은은 앞서 지난달 말 삼성투신 미래에셋 등 7개 자산운용회사와 제휴해 개인들을 상대로 한 수익증권(펀드) 판매업무에도 나섰다. 아울러 PB인력을 보강,현재 18개 지점에서 운영하고 있는 'VIP클럽'도 확대할 계획이다. 산은은 증권·투신시장 진출도 가속화할 태세다. 지난 1999년 대우그룹 구조조정 차원에서 떠안았던 대우증권과 관련,당초 매각방침을 철회하고 자회사로 유지키로 했다. 지난 6월에는 대우증권 계열사인 옛 서울투신운용에 3백억원을 출자해 지분 64.2%를 확보하면서 자회사(KDB자산운용)로 편입했다. 산은은 이들 두 자회사를 통해 은행 증권 자산운용업을 아우르는 시너지를 창출하면서 종합금융회사로 변모한다는 내부 방침을 세웠다. 이같은 산은의 업무영역 확대에 대해 시중은행 관계자들은 "산업자금 공급이라는 특수목적에서 설립된 국책은행이 소매금융분야로 업무영역을 넓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 시중은행 임원은 "우리 경제가 저성장국면에 접어들면서 설비투자 자금 수요가 감소해 산은의 역할이 예전에 비해 줄어들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시중은행처럼 소매금융에서 돌파구를 찾는 것은 재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산업은행은 펀드판매 VIP고객 관리서비스 등은 부수적인 업무일 뿐이며 증권과 투신시장 진출은 소매금융이 아니라 투자은행으로 나아가기 위한 장기과제의 일환이라고 주장했다. 산은 관계자는 "대출과 같은 간접금융이 주식·채권 등 직접금융시대로 바뀌고 있으며 고도 성장기에 간접금융의 산파역할을 했던 산업은행도 직접금융에 대비한 투자은행으로 변신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산업은행은 시중은행과 달리 현체제로도 증권사가 갖고 있는 투자은행 업무(채권인수 등)를 대부분 수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같은 설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금융계는 지적하고 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