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박물관 대회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그 나라의 문화적 힘이 집결된 곳이 박물관이라고 한다.
그런 까닭에서인지 선진국이라고 일컫는 나라에는 예외없이 그에 걸맞은 박물관이 즐비하다.
그중에서도 영국의 대영박물관,프랑스의 루브르박물관,미국의 스미소니언 박물관은 규모나 소장품 등에서 단연 으뜸이다.
박물관은 인류문화유산을 체계적으로 정리·관리·보존하면서 당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실생활과 정신세계에 영향을 미치기에 그 가치는 더욱 높아만 가고 있다.
단적인 예로 지난해 4월 이라크전쟁이 터졌을 때,세계인들의 가슴을 더욱 저미게 한 것은 바그다드 박물관에 소장된 메소포타미아 바빌로니아 등 중근동 고대문명의 수많은 유물들이 파괴되고 약탈을 당한 일이었다.
유네스코와 국제경찰기구가 앞장서 잃어버린 유물들의 회수에 나서고 있는 것은 모든 문화유산은 국경을 넘어 지키고 복원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문화올림픽으로 불리는 '세계박물관대회'가 이번 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다.
국제박물관협회(ICOM)가 주최하는 이 대회는 3년마다 열리는데,아시아지역에서는 처음이어서 1백여개국에서 온 참가자들의 관심이 매우 높다고 한다.
특히 이번 대회의 주제는 '박물관과 무형문화유산'이어서 우리의 전통춤과 판소리,전통혼례 등을 선보이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도 우리에게 생소한 박물관이라는 명칭은 1908년 창경궁안에 만들어진 이왕가박물관(李王家博物館)이 최초로 그 역사는 채 1백년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서양에서 박물관이란 의미의 뮤지엄(museum)은 15세기께부터 사용되기 시작했는데 그 이전에는 철학을 토론하는 장소를 지칭하는 것이었다고 한다.
메리엄-웹스터대학사전에는 뮤지엄은 관심이나 가치가 있는 물건을 획득하고 연구 및 전시하는데 이바지하는 장소로 진정한 의미의 박물관은 1672년부터였다고 쓰여 있다.
아무쪼록 이번 서울대회를 계기로 박물관에 대한 인식이 새로워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박물관이 명실공히 문화·교육·학술의 장(場)으로 자리매김되면서 사립박물관에 대한 지원도 아끼지 않았으면 싶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b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