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들이 증시에서 조달한 자금의 2배 이상을 자사주 매입 등 주가 안정에 쏟아부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는 4일 12월 결산 2백12개 상장사가 상반기 중 주가 안정을 위한 자사주 취득(6월 말 현재 자사주 신탁계약금액 포함)에 모두 6조4천5백30억원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이는 같은 기간 회사채와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 2조7천6백59억원의 2.3배에 달하는 것이다. 또 상반기 매출액의 3.7%,순이익의 35.2%에 해당한다. 특히 그룹 계열사들의 자사주 매입 부담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10대 그룹의 22개 상장 계열사들은 상반기 중 자사주 취득에 순이익의 36.6%에 해당하는 3조8천9백72억원을 들여 나머지 1백90개사의 2조5천5백58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회사별로는 삼성전자가 1조9천7백83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SK텔레콤(9천8백20억원) S-Oil(3천4백억원) 현대중공업(3천1백30억원) KT&G(2천억원) 등의 순이었다. KTB네트워크는 매출액의 3.8배에 달하는 9백75억원을 주가 안정에 투입했고 한국컴퓨터지주도 매출의 99.9%인 60억원을 자사주 매입에 사용했다. 상장협 관계자는 "상장사들이 상반기에 사상 최대의 순이익을 올린 데다 주주중시 경영이 확산되면서 주가 안정 비용이 급증했다"고 풀이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