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6일자) 집안싸움에 뒤처지는 위성D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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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와 공동으로 지난 3월 방송위성 한별을 쏘아 올린 일본이 4일 방송국을 개국,오는 20일부터 세계 최초로 위성DMB 상용서비스를 시작한다는 소식은 착잡한 느낌을 갖게 만든다.
엊그제까지만 해도 우리나라가 위성DMB 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시작하는 것은 떼어 놓은 당상인 것처럼 떠들었던 점을 생각하면 특히 그렇다.
더욱 개탄스러운 것은 일본에 뒤진 이유가 행정적 지연과 이해관계자간 다툼에 있다는 사실이다.
차세대 성장동력이라는 위성DMB 서비스가 이렇게 표류해도 되는 것인지 정말 걱정스럽다.
당초 일정대로라면 우리나라 위성DMB 서비스 시점은 7월이었다.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일본보다 앞선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뿐만 아니라 올초 방송센터 구축도 완료했고,삼성전자 LG전자 등은 위성DMB폰 시제품까지 내놓았다.
그런 우리가 일본에 선수를 빼앗기게 됐다.
위성DMB 서비스의 발목을 잡아왔던 방송법 시행령이 지난달에야 개정ㆍ공포된데다 지금은 지상파TV 재송신 문제가 타결되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
그 바람에 아직도 사업자 선정 방안조차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위성만 쏘아올려 놓고 하루하루 돈만 날리고 있는 꼴이다.
순조로운 행정적 뒷받침이 이루어진 일본과는 너무도 대조적인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언론노조 등에선 위성DMB에 지상파TV 재송신은 절대 불가하다며 방송위원회에 압력을 가하고 있지만,그러나 솔직하게 한번 생각을 해보자.
지상파 재송신이 불가하다면 위성DMB 서비스 시장이 초기에 과연 형성이나 될 수 있는가,또 사업성이 얼마나 있을까.
누가 보더라도 이것은 위성DMB 서비스를 하지 말자는 얘기에 다름아니다.
지역방송이나 지상파DMB의 고사가 걱정된다지만 그런 식으로 벽을 치고,경쟁을 제한해서 무슨 발전을 기대할 수 있는지 묻고 싶다.
그렇게 해서 기득권이 언제까지 지켜질 일도 아니고 보면 더욱 그렇다.
방송위원회도 마찬가지다.
아무런 결정도 못하고 이리저리 질질 끌려다닐 바에야 무엇 때문에 있는건지 정말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위성DMB 서비스가 연내에라도 이뤄질지 의문이다.
집안싸움만 하다가 새로운 서비스,새로운 기술,새로운 부품,새로운 단말기, 그리고 기타 관련 있는 모든 산업에서 기회를 놓치게 되면 그것은 국가 전체의 손실이 아닐 수 없다.
가뜩이나 경제가 어려운 판에 이해관계자의 기득권 내지 제 몫 지키기에 밀려 새로운 성장동력 창출마저 어려워진다면 무슨 미래가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