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수수료 인상을 놓고 할인점과 갈등을 빚고 있는 카드사들이 최근 수수료 인상폭을 낮추는 등 유화 제스처를 보이고 있어 카드분쟁 해결에 한가닥 희망을 던져주고 있다. 롯데마트는 5일 "LG카드가 오는 25일부터 2.0%로 수수료를 인상한다고 최근 통보해왔다"고 밝혔다. LG카드는 지난 8월 말 롯데마트측에 수수료를 1.5%에서 2.2%로 올려달라고 요청했으나 한달만에 인상요구 수준을 0.2%포인트 낮춘 셈이다. 이 같은 요구도 '협상'을 전제로 한 것이라고 밝혀 유화적인 분위기를 애써 만들고 있다. 롯데마트와 계약이 해지된 삼성카드도 추석 연휴를 전후한 협상 당시 인상폭을 기존 2.3%에서 2.15%로 낮출 수 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비씨 KB LG카드도 지난달 22일 이마트 월계점 개점을 앞두고 가맹계약 협상을 벌이는 과정에서 "몇%가 됐든 일단 인상만 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 관계자는 "7일 개점을 앞두고 있는 용산역점에도 같은 요청이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비씨카드도 롯데마트 까르푸 월마트 등과 협상을 벌이면서 '판'을 깨지 않으려는 입장이다. 카드사들이 이처럼 목소리를 낮추는 것은 수수료 분쟁이 장기화되면서 다른 업종 가맹점의 수수료 인상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으로 유통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할인점 업계는 이에 대해 "원가산정 등 인상의 근거를 합리적으로 제시하지 않는 한 협상은 어렵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카드사들이 2.0% 이하로 인상안을 재조정할 경우 협상이 급물살을 탈 가능성은 남아있다. 장규호·송종현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