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이 주도해온 증시에 외국인이 가세,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거래소시장은 5일 전날 34포인트 이상 급등한데 따른 기술적 조정이 예상됐지만 외국인의 순매수에 힘입어 강세기조를 유지했다. 기관도 이날 소폭 순매도했지만 프로그램 차익매물을 제외하면 현물은 매수우위였다. 이에 따라 대세상승기의 전형인 기관과 외국인의 "쌍끌이"장세가 나타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연기금을 중심으로 한 기관 자금 유입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큰 데다 외국인도 우량주 재매입에 나선 점을 주시하고 있다. 하지만 증시의 펀더멘털 개선보다는 수급장세 성격이 강해 적극적인 투자자금 유입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국민연금,최대 1조9천억원 추가 매수 가능 우선 기관의 핵심 매수세력인 국민연금의 추가 자금 유입이 기대된다. 이와 관련,현대증권 투자전략부는 연말까지 국민연금이 최대 1조9천억원 정도를 추가 매수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상원 연구원은 "국민연금 운용위원회에서 밝힌 올 국내 주식운용 자금은 11조원에 달한다"며 "이중 지난달 말까지 9조1천억원이 주식시장에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투신권 자금 유입도 증가 추세다. 한 투신사 펀드매니저는 "고객이 맡긴 주식형펀드 잔액은 줄고 있지만 노동부 등으로부터의 자금 위탁이 최근 부쩍 증가해 투신권 매수 기반이 오히려 강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최근 두 달 사이 노동부는 2조5천억원 정도의 자금을 집행했으며,이중 약 6천억원을 투신사 등을 통해 주식에 운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기관 자금 한계론도 나오고 있다. 이춘수 대투증권 주식운용본부장은 "최근 연기금에서 들어온 자금은 연말 배당투자를 겨냥한 안정적 성향이 강하다"며 "지수가 단기 급등한 만큼 추가로 주식 비중을 공격적으로 늘리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외국인 돌아오나 지난달 15일 이후 10일(거래일 기준) 연속 순매도했던 외국인이 전날 대규모 순매수한 데 이어 이날도 1천6백억원 이상 사들였다. 박천웅 모건스탠리증권 리서치헤드는 "최근의 외국인 순매도는 일부 펀드의 비중 조절에 불과할 뿐 의미를 부여하기 힘들다"며 "장기투자 성향의 외국인 주류 세력은 여전히 한국 우량주식이 아시아권에서는 가장 저평가돼 있다고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7일로 예정된 금융통화운영위원회를 앞두고 콜금리 추가 인하에 베팅한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지난 8월에도 콜금리 전격 인하를 앞두고 외국인의 선취매 자금이 유입됐다는 것이다. 이날 외국인이 현물과는 달리 선물을 7천계약 이상 대규모 순매도한 것과 관련해서도 최근 공격적으로 사들인 매수포지션을 조정,차익 실현하려는 전략이란 해석이 지배적이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