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인도 방문은 중국 러시아 브라질 등 이른바 신흥시장(BRICs)에 대한 경제통상 외교의 일환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특히 인도는 포스코의 제철소 투자를 비롯 발전설비 등 대규모 플랜트 건설, 제3국 가스관 공동개발, IT(정보통신) 등 여러 분야에서 실질적인 교류 협력이 추진되고 있는 나라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사실 인구가 10억명이 넘는 인도는 잠재력이 무한한 나라다. 실질구매력이 미국 중국 일본에 이어 세계 4위인데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회장이 "IT분야에서 미국을 위협할수 있는 지구상의 유일한 국가"라고 평가할 정도의 첨단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실제 소프트웨어 수출이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를 차지하고 있어,하드웨어가 강한 우리나라는 인도와의 협력으로 엄청난 시너지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우리 기업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인도를 '제2의 중국'으로 보고 적극적으로 진출해 왔다. 그 결과 LG전자(가전) 삼성전자(컬러모니터) 현대자동차 등이 해당 품목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등 현지에서의 영향력도 상당한 편이다. '삼성 휴대폰을 들고,현대차를 몰고 출퇴근하며,LG에어컨을 틀고 잠을 자는것'이 인도인들이 꿈꾸는 가장 이상적인 생활상이라는 얘기가 있을 정도다. 지난달 러시아에서 '기업이 역시 나라'라고 말했던 노 대통령이 이번 인도 방문에서도 동행 기업인들에게 "대한민국을 실질적으로 느끼게 하는 것은 우리 상품인 것 같다"고 언급한 점은 바로 이같은 우리 기업들의 해외 활약상을 무척 인상깊게 느꼈던 것이 아닌가 싶다. 노 대통령은 어제 맘모한 싱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30개항의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공동성명은 무려 12개항이 포괄적인 경제통상 분야협력을 내용으로 하고 있을 정도로 두나라 교류확대 증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현재 41억달러 수준인 교역규모를 오는 2008년까지 1백억달러로 늘리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잡아 놓기도 했다. 또한 공동연구그룹을 발족키로 하는등 두나라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위한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는 점도 그 의미가 적지 않다고 하겠다. 최근들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인도는 우리에게 더이상 먼 나라가 아니다. 오히려 어려운 경제에 활력을 줄수 있는 새로운 돌파구로 여겨지고 있다. 두 정상간의 합의가 구체적인 실천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부와 재계가 합심해 노력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