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경영권 비상] 제2의 SK사태 시간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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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SK가 나오는 것은 시간문제다.'
증권가에는 이미 정설로 굳어진 명제다.
국내기업이 외국인의 M&A(인수·합병) 공격에 무방비상태로 노출돼 있기 때문이다.
실제 최대주주 자리를 외국인에 넘겨준 회사는 지난 9월 말 현재 31개사,외국인이 2대주주를 차지한 상장기업은 1백38개에 달했다.
SK㈜에 이어 대한해운과 삼성물산 등 상당수 블루칩들이 외국인의 '사냥권'에 들어 있다는 얘기다.
이 같은 현상은 주요 기업들의 대주주 지분이 낮은 데다 정부의 각종 규제로 경영권 방어수단이 제한돼 있어서다.
한 증권전문가는 "국내기업의 기업가치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어 시간이 흐를수록 외국인의 공격은 거세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심할 수 있는 회사는 없다
포스코 국민은행 등은 외국인 지분율이 70%를 넘어섰다.
제일모직 대림산업 남양유업 현대상선 등 우량기업들의 2대주주는 모두 외국인이다.
국내 대주주와 외국인 2대주주 간 지분차이도 많아야 10%포인트 정도다.
물론 외국인 주주 중 중장기 투자펀드가 많아 모두 경영권을 위협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국내 대주주 지분이 너무 낮아 언제든 경영권상실의 위기에 서있는 게 현실이다.
SK㈜의 M&A를 시도했던 크레스트 시큐리티스의 자본금은 1백98억원.SK㈜의 지분인수에 쓴 돈은 1천7백억원으로 SK㈜ 시가총액(7조1천4백억원)의 2.3%에 불과했다.
시쳇말로 '껌값' 정도를 투입,한국 대표기업의 경영권을 위협하고 있는 셈이다.
◆경영권 방어에 멍든다
하지만 당장 대주주 지분율을 안심할 수 있는 단계로 늘리는 것은 쉽지 않다.
주가가 많이 올라 돈이 많이 들어간다는 어려움뿐만이 아니다.
금융회사 의결권 제한이나 출자총액 제한 등 각종 장애물로 인해 효율적인 경영권 방어수단을 마련하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각종 규제에다 계열사간 출자에 대한 비판적인 정서 등을 감안할 때 국내기업은 사실상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는 수단이 박탈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