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가을이다. 일상에서 벗어나 가족 혹은 연인과 함께 떠나는 것은 생각만 해도 즐거운 일이다. 제일모직 빈폴레이디스의 안연숙 디자인실장은 "나들이라고 해서 평소와는 너무 다르게 튀는 의상을 입으면 매우 어색하기 십상"이라며 "티셔츠나 니트와 같이 평소 입던 기본적인 이너웨어(재킷 등 겉옷 안에 받쳐입는 옷)에 최근 트렌드를 반영한 스포티한 감각의 아우터웨어(재킷·점퍼처럼 바깥에 걸쳐입는 겉옷)를 걸치면 활동성과 미적 감각을 동시에 살릴 수 있다"고 소개했다. 나들이 패션의 포인트는 활동성과 경쾌한 컬러감이다. 움직이기 불편하고 답답해 보이는 정장 재킷이나 와이셔츠는 피하고 되도록 세련되고 캐주얼한 분위기를 살리는 게 좋다. 특히 올 가을엔 핑크 퍼플 오렌지 등 컬러감이 강한 아우터웨어를 시도해 보자. 과거엔 자연스런 컬러의 아우터웨어 안에 포인트로 경쾌하고 화려한 색깔의 이너웨어를 받쳐입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요즘은 포인트 색깔을 밖으로 드러내놓는 게 유행이다. 낮에는 따뜻하다가도 저녁이면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는 등 변덕이 심한 가을 날씨에는 한 벌이 아닌 여러 겹의 옷을 겹쳐 입는 레이어드룩이 제격이다. '믹스 앤드 매치'의 감각을 살려 다소 포멀한 분위기의 코듀로이 재킷 안에 니트 후드 카디건을 겹쳐 입는 것도 좋다. 최근에는 트래디셔널 캐주얼에도 스포티즘을 반영한 제품들이 많아 멋스럽고 경쾌한 나들이 패션을 연출할 수 있다. 빈폴맨즈의 권미화 디자인실장은 "올 시즌 트래디셔널 캐주얼의 가장 큰 특징은 아웃도어와 스포티즘의 접목"이라며 "기본적이고 무난한 스타일에서 벗어나 면·데님에도 워싱 처리를 하거나 아웃포켓 지퍼 등을 좀더 스포티하게 연출하는 등 디자인이 다양해져 야외활동이나 나들이 패션으로 손색이 없다"고 소개했다. 아웃도어 룩에도 캐주얼 느낌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고 편안한 스타일을 연출하기 쉬워졌다. 패턴도 다양해져 베이지 브라운 카키류의 민무늬 패턴 외에도 물고기 곤충 지도 등 일상의 단조로움을 벗어나 여행지에서 접하게 되는 다양하고 신선한 풍경에서 모티브를 얻은 프린트들이 대거 등장했다. 데님 코디의 강세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신축성 있는 소재의 데님 팬츠와 데님 스커트는 활동성이 좋고 어디에나 잘 어울리면서 트렌디한 멋을 살릴 수 있어 실용적이다. 특히 이번 가을시즌 데님 팬츠는 보디 라인을 자연스럽게 살려주는 실루엣의 제품들이 다양하게 나와 있다. 베이직 아이템 중 하나인 치노 팬츠(캐주얼 면바지)도 품에 여유가 있는 디자인이나 일자형 외에도 붓컷(무릎까지 일자로 내려오다 밑단이 약간 넓어지는 디자인) 등 멋스런 실루엣을 연출할 수 있는 제품들이 많다. 여기에 핑크 그린과 같은 경쾌한 컬러의 스니커즈와 체크무늬 헌팅캡(베레모 스타일의 사냥모자) 등으로 마무리하면 전체적으로 젊은 분위기를 줄 수 있다. 야외에서 활동한 후에는 옷에 먼지나 얼룩이 없는지 잘 살피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특히 아우터웨어에 쓰이는 폴리에스터나 나일론이 섞인 혼방 소재는 얼룩을 그냥 놔두면 잘 지워지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특히 신경 써서 빨리 세탁하는 게 중요하다. 이방실 기자 smile@hankyung.com 제일모직 빈폴 디자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