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침체와 대출감소 등으로 신용경색이 심화되면서 시중 통화를 나타내는 총통화(M3)증가율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습니다. 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9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총통화흐름을 표시하는 모든 지표(M1, M2, M3)의 증가세가 크게 줄었고 본원통화(은행 지급준비금+현금통화) 중가율은 1%대로 둔화됐습니다. 본원통화 증가율은 지난 99년 12.1%에서 2000년 20.0%, 2001년 11.5%, 2002년 14.3% 등 높은 증가세를 보이다 경기침체가 시작된 2003년엔 6.5%로 낮아졌습니다. 올들어 이런 현상이 심해지며 1분기 6.9%에서 2분기엔 4.4%로, 3분기는 3%를 넘지 못하다가 9월에 1.2%로 떨어졌습니다. 이처럼 통화량이 줄어들고 있는 것은 기업의 투자부진에 소비위축까지 겹치고 금융거래마저 줄어들면서 금융기관이 실물부분에 자금을 공급하지 않아 이른바 '돈의 동맥경화' 현상이 심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선 은행의 기업 대출이 두달 연속 줄어들며 6844억원 감소했는데 대기업이 7853억 감소한 반면 중소기업은 저축은행의 대출확대로 대출이 소폭 늘었지만 제1금융권은 여전히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더군다나 은행의 가계대출은 분기말 부실대출채권 매각과 대손상각처리, 추석상여금 지급 등 계절적 요인으로 1.1조원 증가에 그쳐 지난달 수준(+3.0조원)을 크게 밑돌아 자금의 수요도 크게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편 최근 10조원이 넘는 자금이 빠져나갔던 은행 예금은 추석연휴로 단기결제 자금이 늘어나며 8조 5천억원대의 증가세를 보였지만 일시적 현상으로 풀이됩니다. 특히 결제성자금이 11조원 이상 들어온데 비해 전체 증가분이 이에 못미쳐 사실상 2조원가량의 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은행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대거 유입됐던 투신사 수신고는 3조원 늘어 증가세가 둔화됐는데 시장금리 하락으로 채권형에 자금이 몰린 것을 제외하고는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아 '시중자금의 부동화'가 더욱 심화되는 상황입니다. 차희건기자 hgcha@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