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열기를 달구고 있는 부통령 후보들의 5일(현지시간) TV 토론은 공화당 딕 체니 부통령의 노련미와 민주당 존 에드워즈 후보의 패기가 맞서 한치의 양보도 없는 공방전을 벌였다 두 후보는 이날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 대학에서 열린 90분간의 TV 토론에서 북핵문제, 이라크전쟁의 정당성, 일자리, 교육, 사회보장등 국내외 이슈를 놓고 맞붙었다. 토론이 끝난 뒤 케이블 TV CNN은 에드워즈의 판정승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NBC TV 등 공중파 방송은 체니 부통령이 노련한 부시 옹호로 최소한 공화당의 지지층을 결속시키는 데 성공한 반면 에드워즈는 케리 후보의 리더십을 부각시키는 데 나름대로 성공했다며 우열을 가리기 어려웠다고 평가했다. 지난달 30일 대통령 후보 토론에서 존 케리 민주당 후보가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압도한 것과 달리 어느 한쪽도 치명적인 상처를 주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체니 부통령은 토론이 시작되자 "사담 후세인이 알 카에다와 확실한 연관을 갖고 있었다"면서 이라크전의 정당성을 옹호했다. 또 케리 후보의 이라크 정책에는 일관성이 없으며 그가 이라크전을 잘못된 전쟁으로 규정하면서 연합국의 지지를 얻지는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에드워즈 후보는 체니 부통령이 갈수록 늘어가는 미군 사상자 수,인질 참수 등을 얘기하지 않는 등 이라크전에 대해 국민에게 솔직하지 못하다고 공격하면서 케리 후보의 새로운 리더십으로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체니 부통령이 대테러전의 차질없는 수행을 강조한 데 대해 "4년 전에 비해 북한과 이란은 더 위험해졌다"면서 "북한은 과거 1∼2개의 핵무기를 갖고 있었으나 지금은 6∼8개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케리 후보도 지난달 30일 토론에서 북한이 4∼7개의 핵무기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후보들이 이라크 전쟁의 잘못을 부각시키기 위해 북한의 위협을 부각시키는 전략을 펴고 있는 것이다. 에드워즈 후보는 체니 부통령이 이라크전에서 많은 공사를 따고 있는 석유서비스회사 핼리버튼의 최고경영자(CEO)였던 시절 회계 부정이 있었다고 공격하고 체니는 에드워즈의 부진한 상원 등원 기록을 들춰내는 등 상대방에 대한 인식공격성 비판도 서슴지 않았다. 뉴욕=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