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최고치 행진을 지속하자 대형 에너지업체들이 대체연료인 천연가스 투자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고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이 5일 보도했다. 엑손 모빌은 지난해 아랍에미리트와 1백20억달러 규모의 천연가스 수출 계약을 맺은데 이어 지난 7월 카타르와 70억달러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로열더치 셸과 코노코필립스는 카타르에 천연가스 생산 공장을 짓기로 합의했다. 셰브론텍사코와 셸은 러시아 천연가스 업체인 가즈프롬과 천연가스 탐사 및 수출 계약을 맺었으며,프랑스의 토탈도 지난달 러시아 천연가스 업체인 노바텍의 지분 25%를 10억달러에 인수키로 합의했다. 토탈은 셸과 함께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와 8만평방마일에 이르는 남부지역에 천연가스 개발 계약을 맺기도 했다. 셰브론텍사코 코노코필립스는 앙골라 나이지리아 등 아프리카 지역 천연가스 생산에 뛰어들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천연가스가 매장량이 풍부한 데다 가격이 비교적 저렴하기 때문이다. 천연가스는 중동은 물론 러시아 아프리카 등에 광범위하게 매장돼 있다. 리서치 업체인 존 S 헤럴드의 수석 애널리스트 존 페리는 "천연가스는 원유와 비교해 풍부한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어 늘어나는 수요를 충분히 충족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여기다 원유보다 가격도 싸 투자 대상으로서 이점을 갖고 있다. 천연가스는 최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백만 BTU(영국열역학단위)당 7달러 안팎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과거 평균의 두 배에 해당하지만 아직도 지난 2000년 12월 기록했던 사상 최고가 9.98달러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이다. 천연가스를 연료로 사용하는 발전소가 세계 각국에 건설되면서 천연가스 수요도 최근 원유보다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해 천연가스 수요는 91조5천억입방피트를 기록,5년 전보다 13% 늘었다. 원유 수요는 같은 기간 7% 증가하는 데 그쳤다. 미국에서 지난해 발전용으로 사용된 천연가스량은 4조9천억입방피트로 10년 전에 비해 40% 늘어났다. 하지만 아직까지 천연가스는 생산량이 크게 부족,산유국들이 미국 영국 등의 석유회사에 투자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는 실정이다. 에너지 컨설팅업체 우드 맥킨지의 사장 가빈 로는 "대부분 에너지 기업들은 만성적인 천연가스 공급 부족 현상에 시달리고 있어 투자를 늘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선태 기자 k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