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위안화 평가절상설은 긴축기조 변화의 조짐으로 해석된다. 중국은 긴축을 위해 취한 은행 지불준비율 인상 등 시장과 법률 수단이 먹혀들지 않자 지난 4월부터 행정수단을 강화해왔다. 하지만 행정수단의 부작용이 생겨나면서 긴축기조를 조정해야 할 필요성이 생겼다는 지적이다. ◆시장친화적 긴축 수단 강화 위안화 평가절상은 한 번에 절상시키는 방법이 아니라 시장에 맡겨 유도하는 형식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리양 중국사회과학원 금융연구소장은 "위안화가 절상되더라도 외부에서 요구하는 폭이 아닌,시장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환율제에 유연성을 부여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중국의 현재 환율제는 94년 도입된 관리형 변동환율제다. 이전까진 정부에서 환율을 결정했다. 원자바오 총리는 지난달 로버트 루빈 미국 전 재무장관을 접견한 자리에서 "시장수급에 기초한 관리형 변동환율제를 도입한 94년 이후 4년간 큰 폭의 환율변동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위안화 가치는 94년 달러당 8.61위안에서 97년 8.28위안으로 평가절상됐다가 97년 말 변동폭 축소 이후 8.28위안에서 사실상 고정돼 왔다. 하지만 위안화 환율 변동폭이 7%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 것은 의외로 보인다. 송재정 주중 한국대사관 재경관은 "미국에서는 위안화가 40% 저평가됐다고 주장하지만 국제통화기금(IMF)은 5% 저평가됐다고 분석했다"며 "중국정부는 위안화가 2∼3% 저평가됐을 수도 있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5%를 웃도는 물가상승을 잡기 위해 변동폭을 예상보다 다소 확대키로 한 것으로 보인다. ◆행정적인 긴축조치는 최소화 일부 행정조치 철회설은 과도한 긴축이 자칫 경착륙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다. 중국 정부가 창구지도까지 동원해 대출 축소에 나서는 것은 기업의 자금난을 가중시켜 연쇄부도를 야기하고,긴축을 완화하자니 부실대출을 늘릴 수 있어 '양면의 칼'이라는 우려가 제기된 게 대표적이다. 실제 경기과열의 주범인 고정자산투자 증가율(전년동기 대비 기준)이 지난 8월 26%를 기록해 1분기의 43%보다 크게 줄었고,은행 대출 증가율도 작년의 21.1%에서 지난 8월 14.5%로 둔화됐다. 하지만 건전한 기업으로도 자금이 흘러가지 않는 부작용이 속출했다. 중국 고위 당국자들이 최근 거시조정이 새로운 형세에 대응해야한다고 언급한 것도 부작용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은행에 대한 직접적인 창구지도가 줄어들고 신규 투자사업에 대한 정부의 엄격한 인허가도 완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