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경제위기 親시장 정책 펴야" .. 17개그룹 구조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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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들은 현 경제상황을 위기로 단정짓고 있으며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나 감세 정책과 같은 대증요법만으론 위기 극복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한국 경제를 회생시키려면 정부가 구체적인 정책에 매달리기보다는 자유시장경제를 바탕으로 친시장적 기업환경을 조성하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6일 한국경제신문이 주요 그룹 구조조정본부장(또는 경영기획책임경영자) 1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현 경제상황에 대한 심층 조사' 결과 전체 조사대상자의 88.2%(15명)가 "신뢰를 상실한 정부 정책이 투자를 막고 결과적으로 실물경제 활력을 저하시킨다"고 답했다.
특히 참여정부의 정책 기조인 분배 위주 정책하에서는 주주 이익 실현이 상대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투자를 보류하고 당분간 지켜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정부의 경제정책이 결코 분배를 중시하는 사회주의 성향이 아니라는 이헌재 경제부총리의 최근 주장과 상충되는 것으로 정부와 기업간 깊은 인식 차이를 드러냈다.
조사 대상 기업들은 경제 위기의 요인(복수 응답)으로 △미래에 대한 불안에 따른 소비 및 투자심리 위축(64.7%·11명) △분배 위주 정부 정책으로 인한 불확실성 증대(52.9%·9명) △노사문제 등 이해집단간 갈등 첨예화와 사회이념적 분열(41.7%·7명) 등을 꼽았다.
한국 경제가 본 궤도에 올라설 수 있는 방법을 묻는 질문(복수 응답)에 대해서는 10개 그룹이 '친시장적인 기업환경 조성과 규제완화'를 제시했다.
정부가 자유시장경제의 근간을 흔드는 정책 발상을 삼가야 경제 회생의 전기를 마련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응답자들 사이에서는 당장은 어렵지만 투자만 살아나면 경제 회생은 어렵지 않다는 시각이 주류를 이뤘다.
'투자가 살면 한국 경제는 성장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전체의 64.7%(11명)에 달했다.
주요 그룹들은 그런 가운데도 내년 투자를 늘리거나(41.1%·7명) 올해 수준을 유지(35.3%·6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투자를 줄이겠다는 그룹은 세 곳에 불과했다.
전체 조사 대상 그룹 중 11개 그룹은 투자 여력이 충분하다고 답한 반면 3개 그룹은 투자 여력이 미흡하다고 밝혔다.
기업들이 느끼는 국민들의 반기업 정서는 여전해 전체의 82.3%(14명)가 '우려할 만한 상황'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