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전무약(無錢無藥),유전무약(有錢無藥).' 희귀·난치성 질환 치료에 필요한 의약품 태반이 보험적용이 안 돼 환자들이 경제적 부담에 짓눌리고 있으며 희귀의약품 중 절반 가까이가 재고가 없어 돈이 있더라도 약을 구하지 못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전재희 한나라당 의원은 6일 식품의약청 안전청 국정감사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희귀·난치병 질환자 지원 대책을 따졌다. 복지부가 제출한 국감 자료에 따르면 현재 희귀 의약품센터가 보급 중인 약품 99개 중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보험등재의약품'은 11개뿐이다. 나머지 의약품은 전액 환자가 부담해야 한다. 예컨대 직장·결장암 치료 주사제 아바스틴의 경우 보험 적용이 안 돼 약 값이 병당(4백ml 기준) 2백95만원에 달한다. 보험등재 희귀 의약품이 적은 것은 국내 수요 부족을 이유로 희귀 의약품 수입에 나서려는 업체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업체가 수입 허가를 받아 식약청으로부터 국내 사용 승인을 받은 의약품에 한해 보험이 적용된다. 이와 함께 희귀의약품 절반이 재고가 없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99개 의약품 가운데 8월 현재 43개 품목이 재고가 없는 상태다. 현재 희귀의약품센터는 의료기관이 해당 희귀의약품을 공급해줄 것을 신청하면 외국에 의뢰해 수요가 많은 품목을 재고로 비축하는 방식으로 의약품을 관리하고 있다. 전 의원은 △복지부 지정 희귀·난치성 질환과의 관련성 여부와 무관하게 희귀의약품센터의 의약품 중 아직 보험등재가 안 된 품목에 대해 식약청이 국내 사용승인을 내줄 것과 △연도별,월별 약품판매 실적이나 해당의약품 조달의 긴급성,구매 원활성 등을 고려해 품목별로 적정재고량을 설정,관리할 것 등을 주문했다. 현재 복지부가 추정하는 희귀·난치성 질환자는 국내 50만명에 이른다. 하지만 병의 종류가 1백10여종에 달할 정도로 개별 병을 앓는 환자 숫자는 많지 않아 환자와 가족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희귀·난치성질환 연합회 관계자는 "환자의 6% 정도만이 정부 지원을 받고 있고 나머지는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는 데다 대부분의 치료약이 의료보험 적용이 안 돼 가족 중 한 명이 병에 걸리면 빈곤층으로 전락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에 대한 개선을 촉구했다.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