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의 수요초과 현상이 심화되면서 시장이 투기등급 직전인 BBB급 회사채 중심으로 급속히 재편되고 있다. 특히 7일 금융통화위원회가 콜금리를 또다시 내릴 것이란 관측으로 가수요까지 일어 과열을 넘어 투기 조짐마저 나타나고 있다. 6일 KIS채권평가에 따르면 지난 9월 중 회사채 발행액은 1조8천9백억원으로 전달에 이어 2개월 연속 2조원대를 밑돌았다. 이는 올들어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 6월(3조3천억원)의 절반을 간신히 웃도는 수준이다. 최우량 등급인 AAA급 회사채의 9월 공급물량이 제로(0)가 되는 등 우량 회사채는 그야말로 씨가 마른 상태다. 현금이 넘쳐나는 우량 기업들이 회사채를 발행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상 채권 중 가장 등급이 낮은 BBB급 발행 물량이 전체 회사채의 54%를 차지하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반면 시중 부동자금이 채권으로 몰려들어 수요는 날로 급증 추세다. 국고채(3~10년)는 올들어 매달 3조∼5조원씩 공급되고 있지만 2∼3배의 응찰자금이 일시에 유입돼 발행 즉시 모두 소화되고 있다. 투신권 채권형펀드의 판매액도 연초 54조3천억원에서 현재 68조8천억원으로 14조원 이상 급증했다. 때문에 투신사들이 펀드 편입에 필요한 정상등급 채권을 확보하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국고채 금리(3년 만기)가 사상 최저치를 경신,콜금리 밑으로 떨어지는 등 장·단기 금리 역전현상이 뚜렷해지는 것도 이런 분위기의 반영이다. 실제 3년만기 국고채 금리는 이날 연 3.46%로 콜금리(3.48%)를 0.02%포인트 밑돌았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