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왕립과학원은 6일 단백질 분해 과정을 규명,난치병 치료에 기여한 공로로 미국 어바인 캘리포니아대 교수인 어윈 로즈(78)와 이스라엘공과대학 교수 아론 치카노베르(57),아브람 헤르슈코(67) 3명이 올해의 노벨 화학상을 공동수상하게 됐다고 발표했다. 왕립과학원은 "이들은 단백질 생성 과정을 연구해온 많은 과학자들과 달리 단백질 분해 과정에 관심을 기울였다"며 "세포 내 가장 중요한 메커니즘 중 하나인 단백질 분해 과정을 규명한 업적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치카노베르 교수 등 3명은 지난 80년대 초 사멸을 앞둔 단백질에는 '유비퀴틴(ubiquitin)'이라는 분자로 구성된 물질이 라벨처럼 붙어 세포 내 '쓰레기 처리장'으로 불리는 '프로테아좀(proteasome)'으로 이끌고 간다는 것을 밝혀냈다. 유비퀴틴이 단백질의 소멸을 알리고 이를 처리 장소로 이끄는 일종의 신호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유비퀴틴은 일명 '죽음의 키스'라고도 불린다. 사멸될 단백질이 처리 장소에 도달하면 유비퀴틴 라벨은 재활용을 위해 분리된다. 이 연구는 유비퀴틴에 의해 조절되는 단백질 소멸의 과정을 규명함으로써 세포 분리,DNA 치료,면역학 등의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왕립과학원은 이들의 연구 덕분에 인체 세포 내에서 어떤 단백질이 분해되고, 어떤 단백질이 분해되지 않는지 분자 수준에서 이해할 수 있게 됐으며 자궁경부암과 낭포성 섬유증 같은 난치병 치료제 개발이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백광현 포천중문의대 교수는 "이 연구는 단백질 소멸 과정을 밝혀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만하다"며 "수많은 질병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유비퀴틴 연구가 활성화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수상자 3명은 1천만크로네(약 1백30만달러)의 상금을 3분의 1씩 나눠받게 되며 시상식은 오는 12월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다. 박성완·장원락 기자 wr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