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제작회사에 대한 보조금 지급을 둘러싸고 미국과 유럽연합(EU)의 무역분쟁이 격화되고 있다. 미국 정부는 6일 "EU가 에어버스에 불공정 보조금을 제공하고 있다"며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 EU도 즉각 미국 역시 보잉에 부당한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며 WTO에 맞제소했다. 미국 정부의 이번 제소는 지난해 에어버스가 미국 최대의 수출기업이자 세계 최대의 항공기 제조사였던 보잉을 제치고 세계 최대 항공사로 발돋움하면서 이미 예견됐었다. 로버트 죌릭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파스칼 라미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은 지난주 절충안을 찾기 위해 모임을 가졌지만 타협점을 찾지 못해 결국 맞제소에 이르게 됐다. 미국은 EU가 에어버스에 지금까지 1백50억달러에 달하는 불법적인 보조금을 지급했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이에 따라 "EU와 지난 92년에 맺은 관련 협정을 폐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죌릭 USTR 대표는 "EU가 에어버스 창립 이후 35년 동안 '유치(infant)산업' 지원의 필요성을 들어 보조금 지급의 불가피성을 주장하고 있지만 이제는 보조금 지급을 중단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맞서 EU는 미국의 보잉이 92년 이래 워싱턴 주정부의 32억달러 감세 혜택을 비롯 모두 2백30억달러의 정부 보조금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