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규모의 책 행사인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이 6일(현지시간) 오전 독일 현지에서 개막됐다. 올해로 56회째를 맞은 이 도서전의 주제는 중심 트렌드는 '웰빙'으로 요약된다. 영미권을 중심으로 한 대형 출판사들은 건강에 좋은 음식과 명상,스포츠 등 '행복한 삶'을 위한 실용서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특히 동양사상을 접목한 풍수인테리어 관련서들이 대거 출품돼 눈길을 끈다. 예를 들면 태양의 움직임에 따른 명당 집터 고르는 법,인체 리듬에 맞는 가구 배치법,비즈니스 성과를 높이는 직급별 사무실 위치 잡는 법,아이들에게 좋은 공부방 잡기 등이 이들 책의 주요 내용이다. 또 하나의 흐름은 영상문화와 책의 만남.포럼관 1층에 마련된 '필름&TV관'은 지난해의 흥행에 힘입어 전시장 규모를 대폭 늘리고 '영화,시나리오,책'의 입체예술을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그러나 미국관을 비롯한 글로벌 출판사들의 부스는 예년에 비해 축소됐다. 세계적인 출판 불황의 반영이다. 전체적인 방문자 수도 줄었고 관심을 끌 만한 '빅 타이틀'도 눈에 띄지 않는다. 올해 주빈국인 아랍세계(22개국)는 포럼관 2층의 주빈국관과 아고라 광장 등에서 2백여명의 작가가 참여한 가운데 다양한 행사를 마련했다. 정보화시대 아랍문화전과 도서 전시회,아랍세계의 북아트전,아랍세계의 미래 포럼 등이 눈길을 끌었으나 관람객은 많지 않았다. 테러 위험 때문에 경비요원들의 순찰이 유독 많았다. 내년 주빈국인 한국은 7일 박맹호 조직위원장 대행과 황지우 총감독,최윤 서강대 불문과 교수 등이 공식 기자회견을 갖고 내년도 대회 운영방침을 설명했다. 이어 9일에는 한국 문학을 널리 알리기 위해 시인 황지우,작가 신경숙씨가 참여하는 한국작가 낭독회와 토론회를 열고 10일에는 박희진 이영우씨 등 한국 대표 만화가의 사인회를 마련할 예정. 프레스센터가 있는 6관 1층에는 2백66㎡의 한국관과 주빈국 홍보관을 마련,문학과지성사 등 66개사가 내놓은 1천2백10종의 도서를 전시하고 있다. 김소월과 정지용 등 한국 대표 작가의 시 10편을 영어로 번역해 선보이며 국내 유명 북아트 작가 15명의 작품 20여점도 출품했다. 한국 출판계는 올해 6백여건의 상담과 1백50여건의 계약을 통해 1백만달러의 저작권 수입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프랑크푸르트(독일)=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