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교통 체계 개편의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음성직 서울시 교통정책 보좌관) 7일 오전 서울시청 기자회견장.서울시의 '대중교통 체계 개편 1백일'에 대한 음성직 보좌관의 브리핑이 열렸다. 서울시는 분석 자료에서 '대중교통 이용객 전년대비 2.7% 증가' '수입금 전년대비 11.9% 증가' '시민만족도 16.5% 상승' 등의 통계수치로 그간의 성과를 표현했다. 한마디로 '교통체계 개편은 순조롭게 진행 중'이란 자체 평가를 내린 것이다. 브리핑에 참석한 서울시 교통국 공무원들의 표정에서도 '약속한 성과를 이뤄내고 있다'는 자부심을 엿볼 수 있었다. 돌이켜보면 지난 7월 교통체계 개편 이후 서울시는 줄곧 '비난'의 대상이었다. 갑작스레 바뀐 버스노선에 허둥대던 시민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고,급기야 이명박 시장의 퇴진 요구까지도 나왔었다. 그 와중에 "교통대란이 일어난 것은 시민들의 무성의 탓"이라는 이 시장의 돌출발언은 '불에 기름을 부은 격'으로 여론을 성나게 했었다. 그러기를 석 달 반.서울시 공무원들이 밤잠을 설쳐가며 내놓은 성과는 충분히 인정할 만한 것이다. 그러나 서울의 교통체계 개편은 여전히 미완성인 채로 '진행 중'이다. 서울시는 시민단체가 조사한 결과 시민들의 만족도가 16.5% 올랐다고 발표했으나 '만족한다'는 대답은 30%대에 머무르고 있다. 하루에 시에 접수되는 시민들의 불만도 많이 줄었지만 아직 2백건을 웃돌고 있다. 한 직장인은 "지난 1주일 내내 교통카드 요금이 2백∼3백원씩 더 나온다"는 불만을 기자에게 털어놓았다. 신촌 부근에서 장사를 한다는 한 시민은 "중앙 버스전용차로가 도입돼 대중교통은 좋아졌을지 모르나 승용차가 필요한 자영업자들에 대한 대책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대중교통체계 개편 1백일.'장밋빛' 성과를 내놓기 보다는 시민들의 불편을 해소할 대책과 점검을 하는 게 이명박 시장과 시 공무원들에게 필요한 자세가 아닐까. 이태명 사회부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