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단속이 시작된 지 보름. 집창촌은 물론 룸살롱 등 전국의 유흥업소 돈줄이 막히면서 관련 부동산업계와 대부업계,일본인 관광객 접객업소를 비롯한 관광업계 등 연쇄 파장이 일고있다. ◆불황에 단속 겹쳐 '빈사상태' 고급 유흥주점들이 몰려있는 서울 강남 테헤란로 일대는 성매매 단속의 직격탄을 맞았다. 룸살롱 등 주점에서 카드로 계산된 술값을 할인하는 '카드 깡' 업소들에서부터 밤업소 인근 옷가게들에 이르기까지 장기불황에다 경찰의 성매매 단속이 겹치면서 폐업신고가 속출하고 있다. 테헤란로 부동산업소들에는 매물이 넘쳐난다. 여성접대부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어 속칭 '선수촌'으로 불리는 서울시 강남구 영동시장 주변. 이곳에서 5년째 옷가게를 하고 있는 김수영씨(34)는 "불황에도 하루평균 15명 정도는 가게를 찾았는데 이제는 씨가 말랐다"며 "개시를 못한 지 4일째"라고 한숨을 쉬었다. 울산시 남구 달동에서 미용실을 운영하고 있는 최모씨(36·여)는 "성매매특별법 이전에는 접대여성들이 주말을 제외하고 하루 한번 꼴로 머리를 하고 갔다"며 "그나마 지금은 손님이 없어 일보다도 '외상값' 회수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서울 방배동 카페촌 종사자들을 주고객으로 영업을 해온 인근 지하상가의 액세서리,보석,미용실,화장품가게들도 울상이다. 한 상인은 "요즘에는 문을 열지 않는 호스트바들이 대부분이라 장사가 될리없다"고 하소연했다. ◆부동산,금융권도 후폭풍 밤업소 여성들을 상대로 한 주택 임대시장이 번창해온 서울 테헤란로 인근의 K공인중개사의 한경수 사장은 "경찰단속 이후 주택 월임대료가 20% 이상 떨어진 곳도 있다"며 "임대를 빼려는 사람들만 몰려 회전이 안된다"고 전했다. 유흥업소 여성고객들을 상대로 돈놀이를 해온 대부업체와 저축은행은 물론 시중은행들도 '부실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한 대부업자는 "단속 이후 아가씨들이 아예 출근을 안하고 있어 하루에 10%도 일수를 못찍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유흥업 의존도가 높은 지방 상호저축은행 등의 시름은 더욱 깊다. 속칭 '옐로하우스' 집창촌 인근에 있는 인천의 H저축은행 관계자는 "이자 또는 원금을 3개월 이상 연체할 경우 압류조치 등 법적조치를 할 수밖에 없지만 압류물건의 가치도 신통치않아 부실채권이 무더기로 쏟아질까봐 큰 걱정"이라고 말했다. 김명일 한국대부업소비자금융협회 사무총장은 "업소 아가씨들에 대한 대출 회수율은 평균 50% 안팎이지만 앞으로는 30%도 안될 것"이라며 "1인당 평균 대출금을 5백만원으로 잡으면 대부업체 총 손실액이 수천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관광업도 영향권 일본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한 접대부를 고용해 일본인 관광객들 사이에서는 유명한 서울 명동의 업소들도 전전긍긍하고 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일본인 손님과의 '2차'를 꺼리다보니 손님들의 발길이 끊겼기 때문이다. 명동의 K단란주점 종업원 이모씨(26)는 "일본인 관광객들을 데려오는 가이드들도 특별법 시행 이후 연락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인들을 주로 유치하는 한 여행사 관계자는 "2박3일 코스의 핵심일정이 없어지다보니 한국관광의 매력이 수그러지고 있는 것 같다"며 최근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