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11:26
수정2006.04.02 11:29
(앵커)
오늘 한은에서 열린 금통위에서 예상을 뒤엎고 '콜금리동결'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왜 이렇게 됐는지 취재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차희건 기자! 오늘 금통위 개최에서 콜금리 동결 결정이후 금융시장 흐름 간단히 설명해주시지요.
(기자)
네, 평소보다 30분 일찍 9시에 시작한 금통위는 예정된 시간을 넘겨 11시 15분경에 끝났는데 시장 기대와는 달리 '콜금리 동결'을 결정했습니다.
시장 참여자들은 당연히 콜금리를 내릴 것으로 판단했으나 뜻밖에 '콜동결'을 결정하여 금융시장은 대혼란을 겪었습니다.
특히 채권시장이 과열이라는 박승 총재 발언으로 금리는 큰폭으로 올라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고 주식시장도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앵커)
어제(6일) 오후까지만 해도 당연히 콜금리를 내릴 것으로 봤는데 불과 하루사이에 이처럼 뒤바뀐 이유가 있었나요?
(기자)
그렇지 않습니다. 콜금리를 내릴 것으로 본 것은 시장의 착각이었습니다.
경기지표가 나쁘게 나오자 주초부터 채권시장에서는 25bp이상 50bp까지도 금리를 내릴 것이라고 미리 짐작하고 채권금리가 급락하여 국고채 3년물이 콜금리 아래로 내려가는 역전 현상까지 나타났습니다.
더군다나 재경부 등 정부관계자가 직간접적으로 추가 금리인하를 종용한 것이 계기가 되었습니다.
(앵커)
그런데 왜 이런 상황이 벌어졌나요?
(기자)
시장이 지나치게 왜곡되면서 투기적 세력에 의해 미리 앞서갔기 때문입니다.
-건실한 자금시장 이끌 필요
-자금부동화 금융시장 왜곡
-채권시장 과열상태 '경고'
-금리인하 실물효과 유도
오늘(7일) 박승 한은 총재는 콜금리 동결 배경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중앙은행은 경기와 물가를 같이 배려해야 하지만 금융시장 흐름도 건실하게 이끌어야 한다" 주장하면서 "주식시장은 아직 그렇지 않지만 채권시장이 과열되고 있는 상황이라 금리를 더 내리게 되면 자금의 단기화, 해외 유출, 자산 버블 등 금융시장이 왜곡될 가능성이 높아 콜금리를 동결했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채권시장이 과열되면서 화를 자초한 꼴이 된 것입니다. 또한 금리정책의 결정권을 100% 가지고 있는 금통위원에 대해 정부 당국자가 지나치게 금리인하 압력을 행사한 것이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와 금통위원들의 의사결정 퇴로를 차단한 격이 되고 말았습니다.
(앵커)
그렇게 된거군요. 오늘 한은총재는 경기나 물가에 대해 뭐라고 얘기했나요?
(기자)
네, 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현재 우리나라 경기동향은 전반적으로 하향세가 우세하며 당분간 하향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습니다.
박 총재는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자 간담회에서 "내수는 부진하고 생산과 수출의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지만 경기 하향세에도 불구하고 올해 5% 내외의 경제 성장율 달성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 총재는 이어 "물가는 태풍과 무더위 영향으로 7~8월 크게 올랐지만 다행히 9월 농산물값 안정으로 소비자 물가가 진정되었다"고 밝히고 "아직 높은 생산자 물가와 기름값 동향을 감안한다면 연말 소비자물가는 4%, 목표관리 기준인 근원 물가는 상한선인 3.5%에 근접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하지만 그는 "물가는 중기 목표 범위내에서 유지될 것으로 보이지만 목표물가 관리를 게을리 할 수 없어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앵커)
앞서 잠깐 언급했지만 금융시장에 대해서는 어떤 진단을 내렸습니까?
(기자)
박 총재는 금융시장에 대해 "지난 8월 콜금리 인하로 시장에 유동성이 충분히 공급되고 금리도 사상 최저 수준을 보이고 있지만 오히려 기업 등의 자금수요가 없어 통화량 증가율이 감소하고 있다"며 "시중 유동성이 투자로 연결되지 않고 채권과 주식시장으로 들어가 시장금리를 폭락시키고 주가 급등을 이끌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이와 함께 "현재의 금리는 투자와 생산 등 실물 활동을 뒷받침하기에 충분하다"며 "지난 8월의 콜금리 인하는 부정적 측면보다 긍정적 요인이 많아 실물경제에 본격적인 효과는 6개월 정도 더 기다려봐야 한다"고 말해 연내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낮췄습니다.
한편 고유가와 환율 문제에 대해 "고유가는 성장보다는 물가에 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면서 "현재 환율 하락 압력이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이제 두달 남은 올해안에 추가 금리인하여부가 궁금해지는데 이부분에 대한 애기는 없었습니까?
(기자)
있었습니다.
하지만 직접적인 언급보다 채권시장을 강력하게 비판하면서 사실상 다음달 콜금리 조정은 어려울 것임을 내비췄습니다.
일부 기자들이 다음달 콜금리 조정여부를 묻자 "다음 달 금리는 11월에 보자"는 선문답식 짧은 답변으로 간담회를 마쳤습니다.
차희건기자 hgcha@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