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후난성 북서부에 상덕이란 도시가 있다.


옛날에는 무릉이라 불렸던 곳으로 먹을 것이 많이 나며,경치 또한 좋기로 이름났었다.


상덕시의 도화원현은 진나라 때 전란을 피해 온 사람들의 은거지였는데,도연명이 도화원기에서 이상향으로 묘사했던 무릉도원이 마침 그곳이라고 한다.




최근 2~3년전부터 자연풍광을 즐기려는 한국사람들의 발길이 부쩍 늘어난 장자제는 상덕에 접해 있는 도시.크게 보면 무릉도원 범주에 속한 지역으로,특히 웅혼한 필치의 산수화 같은 풍광의 무릉원관광구를 자랑한다.


이 장자제 무릉원관광구의 자연미는 중국에서도 으뜸으로 꼽힌다.


'사람이 태어나 장자제에 가보지 않았다면,1백살이 되어도 어찌 늙었다고 할 수 있겠는가.'(人生不到張家界 白歲豈能稱老翁)하는 좀 과장된 표현이 따라붙을 정도다.


장자제 무릉원관광구는 장자제국가삼림공원,천자산자연보호구,삭계욕자연보호구 세 곳을 포괄한다.


핵심은 장자제국가삼림공원이다.


중국에서 첫번째로 국가삼림공원으로 지정되었고,유네스코의 세계자연유산 목록에도 오른 무릉원관광구의 중심이다.


장자제국가삼림공원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부부암.서로 기댄 남자와 여자 형상의 바위로 공원을 찾은 사람들을 마중한다.


부부암을 뒤로 하고 케이블카에 올라 황석채로 향하는 게 보통이다.


황석채는 산세가 웅크리고 있는 사자 모습을 연상시킨다는 전망대.한 고조 유방을 도와 천하를 평정한 책사 장량의 스승 황석도인이 도를 닦았다는 곳으로 그 전망이 막힌 가슴을 뚫어준다.


황석채 동편으로 금편계곡이 있다.


한번 걸으면 10년은 젊어진다고 해서 신선계곡이라고도 불리는 7km 가량의 계곡이다.


황금빛이 나는 3백m 높이의 금편암 등 기기묘묘한 바위와 나무 그리고 물이 어울려 빚어내는 계곡의 풍경이 선계를 방불케 한다.


금편계곡과 나란한 위안자제풍경구도 빼놓을 수 없다.


세상에서 제일 높은 곳에 놓인 관광엘리베이터를 타고 미혼대로 오른다.


크고 작은 뾰족바위가 마치 한 뿌리에서 나온 나무줄기처럼 솟아 믿기지 않는 풍경을 펼쳐보인다.


뾰족바위 아래로는 바닥이 보이지 않는 수많은 협곡이 형성되어 있다.


미혼대 옆에 천하제일교가 있다.


호주 그레이트 오션 로드를 여행할 때 볼 수 있는 런던 브리지처럼 풍화작용으로 생긴 천연다리다.


홀쭉하게 뻗은 3백m 높이의 두 바위 꼭대기가 연결되어 있는 데 이를 지날 때 오금이 떨리는 것을 감출 수 없다.


우리 사이는 경비행기가 날아 다닐 수 있을 만큼 폭이 넓다.


사람들이 다니는 좁은 길 가엔 연인들이 사랑의 맹세를 적어놓은 글귀와 자물쇠가 매달려 있다.


천하제일교의 두 봉우리처럼 서로 떨어지지 말고 사랑하며 살자는 뜻이란다.


천자산의 풍경은 아기자기하다.


최근 놓인 5km의 고속케이블카를 타고 정상에 오른다.


중국 황제들이 쓰던 붓을 꽂아 놓은 듯한 모습의 어필봉,꽃바구니를 든 선녀가 꽃을 뿌리는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선녀헌화,수많은 바위봉우리가 파도치는 것 같다는 서해바다 등 바위봉우리의 모습과 이름이 재미있다.


삭계욕자연보호구의 봉우리들은 여러 층의 석영사암으로 이루어져 특히 날카롭고 기이하다.


왕복 5km의 바위계곡인 십리화랑은 계곡의 풍광이 정말 한폭의 그림과 같다고 해서 이름붙여졌다.


약초를 캐는 모습의 노인바위,자매바위,가족바위 등이 유명하다.


모노레일이 설치되어 있어 편안하게 구경할 수 있다.


삭계욕에서 남동쪽으로 2km쯤 떨어진 보봉산 옆의 보봉호는 무릉원 수경의 백미로 꼽힌다.


거울같이 맑고 잔잔한 호수가 납촉봉,신유봉 등을 따라 2.5km정도 뻗어 있다.


호수 안의 작은 섬들과 섬의 봉우리들이 유람선 여행의 운치를 더해준다.


삭계욕 북동부 끝자락의 황룡동굴은 후난성 북서부 지역에서 제일 큰 종유동굴.용왕궁이 가장 크고 멋지다.


수많은 석주가 대나무숲 처럼 밀집해 장관을 이룬다.


향수하는 황룡동에서 제일 긴 물줄기 2km쯤 되는 데 보트를 타고 다니며 구경할수 있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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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수첩 >


장자제는 후남성 성도인 장사에서 북서쪽으로 4백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1992년 유네스코의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무릉원관광구가 있다.


그냥 장자제로 통하는 무릉원관광구는 중국의 첫 국가삼림공원인 장자제국가삼림공원,천자산자연보호구,삭계욕자연보호구 등 3부분으로 되어 있다.


중국내 주요 도시에서 장자제까지 국내선 항공기가 다닌다.


철도망도 잘 발달되어 있다.


한국 보다 1시간 늦다.


요즘 환율은 1위안에 1백45원 안팎.4~11월에 여행하기 알맞다.


그중에서도 가을이 제일 좋다.


장자제에는 소수민족인 토가족이 많이 산다.


토가족 민속촌이 있다.


발맛사지와 민속공연을 즐길수 있다.


나스항공(02-777-7708),한화투어몰(02-775-3232),노랑풍선(02-774-2660),트래블러여행(1566-1500),자유여행사(02-3455-0006)등이 장자제 가을여행을 안내한다.


중국 국가여유국 서울지국(02)773-03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