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무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 은행주는 전통적으로 내수경기에 연동돼 움직여왔다. 때문에 많은 투자자들이 경기가 나쁠 땐 은행주 주가도 하락할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최근 은행주 주가 흐름은 이같은 과거 도식과 맞지 않는다. 내수경기는 여전히 불투명한데다 중소기업 대출 연체 등 악재 요인이 곳곳에 잠복해 있는데도 주가는 상승세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경기 따로,은행주 따로' 현상은 우리 경제의 체질 개선에 대한 기대감과 은행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가령 가계 신용 버블(거품)을 해소하는 과정에서 가계신용 선순환→은행 자산건전성 개선→실물경제 선순환이 기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가계 부문의 이자비용부담액은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증권사 인수·합병(M&A) 등을 통한 은행의 '몸집 키우기'도 은행주의 펀더멘털(기업가치)에 대한 확신을 높여주는 요인이다. 수익증권 방카슈랑스 등 증권·보험권 상품판매에서도 은행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은행들은 이미 신용카드 사태,가계·중소기업 연체 등을 겪으면서 나름의 리스크 관리 기법을 터득했다. 갑작스러운 악재만 없다면 은행들은 내년에는 이익 낼 일만 남았다고 봐도 무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