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세장의 전령'으로 해석되는 적삼병(赤三兵)의 출현 여부에 증권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월초보다 월말 주가가 높은 현상이 3개월 지속되는 적삼병이 나타나면 장기 상승 국면이 뒤따르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적삼병장세가 펼쳐지면 지수 1,000 돌파가 무난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적삼병 출현 가능성 높아 차트에는 주가가 오르면 빨간색,내리면 파란색으로 표시된다. 월말 주가가 월초 주가보다 높은 상태로 끝나면 차트에 '양봉'이라 부르는 빨간색 봉이 만들어진다. 이 봉의 모양은 병사가 서 있는 듯하다고 해서 양봉이 3번 연속 나타나는 것을 적삼병이라고 부른다. 3개월 연속 월초보다 월말 주가가 높았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현재로선 적삼병 출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8월과 9월에 지수가 각각 10%,4% 상승한 데 이어 10월에도 강세장이 이어지고 있다는 게 그 이유다. 실제 이달 주가는 835.50에서 시작됐고,지난 주말 주가는 881.38로 끝나 꽤 여유가 있는 편이다. 적삼병이 출현하면 이후 주가가 크게 오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김정환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주가는 추세를 만들며 움직이기 때문에 적삼병은 대세상승 국면에 진입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출현시 1,000선 돌파 무난 적삼병이 출현한 것은 총 5번이다. 그때마다 주가는 크게 올랐다. 적삼병 이후 랠리 지속 기간은 최소 4개월,최대 24개월에 달했다. 주가상승률도 32∼1백50%로 매우 높았다. 지난 87년 3월 최초로 적삼병이 목격된 후 2년 동안 주가는 405에서 1,015까지 1백50% 급등,사상 처음으로 1,000 고지를 돌파했다. 90년대에는 두 차례 적삼병이 출현했다. 92년 12월 주가가 59% 상승했고,98년 11월엔 62% 올랐다. 2000년 이후에는 상승 폭이 30%대로 다소 낮아졌다. 2001년 말의 적삼병 장세는 4개월 동안 32% 오르는 데 그쳤다. 지난해 4월부터 1년 넘게 계속됐던 강세장도 적삼병 장세였다. 꼭 한 번 예외가 있었다. 97년 3∼5월 적삼병이 출현했지만 외환위기로 이어지면서 주가는 280대로 추락했다. 하지만 첫달인 3월의 양봉이 십자(+)형에 가까울 정도로 부실해 제대로 된 적삼병으로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 강하다. 김 연구위원은 "이번에 적삼병이 나타나면 경험적으로 볼 때 지수 1,000을 무난히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