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銀 '자사 이기주의'에 제동 .. 국내銀 외국인 이사비중 50%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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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내년부터 국내은행의 외국인 이사 비중을 50% 미만으로 줄이기로 한 것은 외국자본이 대주주인 은행이라도 국내 사정을 감안한 경영을 펼치도록 유도하기 위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의 공익적 역할을 감안,일부 은행이 외국은행임을 명분으로 자신들만의 이익을 추구하도록 더 이상 방치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외국인 이사비율이 50%를 넘는 외환·제일· 한국씨티(한미+씨티)은행이 당장 내년 정기 주총에서 등기이사를 교체해야 할 상황에 처하게 됐다.
현재 8개 시중은행(씨티은행 제외)의 등기이사는 총 87명.이 중 34.5%인 30명이 외국인이다.
외국인 이사 중 27명이 사외이사로 대부분 외국에 거주하고 있다.
이들이 한국 금융환경을 시시각각으로 파악하는 것은 사실상 힘들다.
은행별로는 뉴브리지 캐피탈이 대주주인 제일은행의 외국인 이사가 가장 많다.
16명 중 13명이 외국인이다.
로버트 코헨 행장을 제외한 12명은 외국에 거주하고 있어 이사회가 미국 등 외국에서 열리는 경우가 많다.
외환은행도 9명 중 6명이 외국인이라 9명의 이사수를 유지하기 위해선 2명을 한국인으로 교체해야 한다.
한미은행도 씨티은행과 합칠 경우 14명의 임원 중 8명이 외국인이어서 변경이 불가피하다.
따라서 이들 은행의 반발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정 외국자본이 대주주인 상황에서 외국인 이사수를 제한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반발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만 외국인 이사수를 제한하는 것에 대해 찬성하는 여론이 압도적으로 많다.
미국이나 싱가포르 등도 외국인 이사비율을 제한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국제적인 흐름에도 어울린다는 지적이다.
한 전직 은행장은 "독일의 경우 외국은행 지점이라도 부지점장은 반드시 독일인을 채용토록 의무화하고 있다"며 "국내 은행에 대한 외국인 지분율이 70%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외국인 이사수를 제한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국내 8개 시중은행 중 우리은행을 제외한 7개 은행의 외국인 지분율이 절반을 넘으며 시중은행장 8명 중 6명이 외국인이거나 외국계 출신"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효율적인 감독정책을 펼치기 위해선 나름대로의 견제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