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 주요 산유국들이 고유가 잡기에 나섰다.


OPEC 산유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UAE) 등 3개국 석유장관들은 10일 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국제석유전시회 및 컨퍼런스'(AIDPEC 2004)에 참석,일제히 공급확대를 약속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알리 알 나이미 석유장관은 "하루 1백50만∼2백만배럴의 예비생산 능력을 유지하겠다"고 강조하고 "현재 9백50만배럴인 하루 원유생산량을 필요하다면 1천1백만배럴까지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셰이크 아흐마드 알 파드 알 사바 쿠웨이트 석유장관도 "북부지역 석유생산 시설에 대한 업그레이드 작업이 끝나면 하루 20만배럴 늘어난 2백70만배럴로 산유량을 확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UAE의 오베이드 빈 사이프 알 나시리 장관은 "UAE를 포함한 6개 걸프만 국가들이 생산확대를 위한 투자를 하고 있다"며 "자쿰 유전개발 등을 통해 2006년까지 하루 생산 규모를 3백50만배럴로,현재보다 1백만배럴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존 스노 미 재무장관도 현재의 고유가를 '미국 경제에 대한 역풍'이라고 규정하고,중동지역 산유국들이 고유가를 완화시키겠다고 약속했다고 밝혔다.


OPEC 주요 회원국들이 동시다발적으로 고유가 완화를 위한 '구두개입'에 나선 것은 53달러까지 돌파한 국제유가가 급등세를 지속할 경우 세계 경제 위축을 초래,궁극적으로 산유국들도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현재 OPEC 회원국들의 추가 증산 여력이 부족한 데다 나이지리아 파업,멕시코만 석유정제시설의 복구작업 지연 등 악재가 겹쳐 산유국들의 구두개입만으로는 유가상승세를 막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