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은 시중금리 하락으로 운용자산 수익률이 떨어지는 것에 대비하기 위해 보험사에 책임준비금을 더 쌓도록 하는 제도를 도입할 방침이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보험사의 책임준비금 부담이 그만큼 커지고 재무건전성도 악화돼 새로 출시되는 상품의 보험료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감원은 11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제출한 업무현황 자료에서 보험사의 책임준비금 등 부채를 평가할 때 '현재 원가방식'을 '향후 시가방식'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사들도 자산 뿐만 아니라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2006년부터 이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책임준비금이란 향후 보험금이 청구될 때를 대비해 보험사가 미리 준비해두는 돈으로 보험사 부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보험사들은 보험상품을 설계할 당시의 조건을 고정해 책임준비금을 쌓아왔다. 금감원은 그러나 시중금리가 떨어져 운용자산의 기대수익률이 대폭 낮아진 만큼 설계 당시의 조건으로는 향후 보험금 지급에 충분히 대비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보험사가 자기자본 등을 동원해서라도 책임준비금을 추가 적립해야 시중금리가 하락하더라도 당초 약속한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삼성생명 관계자는 "책임준비금을 시가로 평가해 적립할 경우 보험사의 순익이 감소하고 부채는 늘어나게 된다"며 "말로만 얘기돼왔던 보험사 역마진이 장부에 그대로 나타난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