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재정경제부를 상대로 한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선 참여정부의 경제 정책 기조를 놓고 뜨거운 공방이 벌어졌다. 여야 의원들은 일단 경제 상황이 매우 어렵다는 데는 인식을 같이 했다. 하지만 그 원인에 대해선 큰 시각차를 보였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정부의 '반시장적,좌파적' 정책이 경제난의 주범"이라고 공세를 취했다. 이에 정부측과 열린우리당은 "참여정부는 시장을 존중하고 있다"며 한나라당의 비판을 '정치,이념공세'라고 반박했다. 한나라당 임태희 의원은 "현 정부가 성장보다는 분배·평등 강조정책을 추구하는 '좌파정권'이라는 쓴소리가 민·관 연구기관에서 쏟아지고 있다"며 "그런데도 대통령과 정부여당은 경제정책을 비판하면 '위기 조장세력'으로 매도하고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같은 당 김애실 의원은 "참여정부의 반시장정책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며 "정부가 밀어붙이고 있는 정책들에 대해 시장참여자 대부분이 자유주의 시장경제 원칙에서 벗어난 것으로 느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혜훈 의원도 "참여정부는 '좌파의 덫'에 걸렸다는 용어가 나오는데,근거가 없다는 얘기냐"며 이헌재 경제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을 몰아붙였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발끈'했다. 김종률 의원은 "경제난이 참여정부의 좌파적 경제정책 때문이라고 호도하는 것은 악의적인 정치적 공세"라며 "한나라당은 대안없이 이념공세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진표 의원은 "실체도 없고,비생산적·정략적인 좌파적 공세가 국민불안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상민 의원도 "시장경제체제는 인간이 추구해온 경제질서 중 가장 효율적인 제도"라며 "좌·우 이념적 논리를 개입시켜선 안된다"고 가세했다. 이 부총리는 답변에서 "정부는 시장경제 원리를 바탕으로 보다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방향에서 정책을 운용하고 있다"며 "절대로 반시장적이나 좌파적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 부총리의 역할도 도마에 올랐다. 한나라당 윤건영 의원은 "이 부총리가 소신을 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이어 '군유과즉간 삼간이불청즉거(君有過則諫 三諫而不廳則去·임금에게 과실이 있으면 간하되,세번이나 간하여도 듣지 않으면 물러난다)'라는 효경의 구절을 인용해 사퇴를 건의했다. 같은 당 이종구 의원도 "'386의원'과 한은총재까지 부총리의 힘을 빼고 있는데,이 부총리는 차라리 참여정부와 결별하라"고 말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