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업표준(KS)이 글로벌 스탠더드(global standard)화되고 있다.


일본 등 선진국 기업들까지 KS표시인증 획득을 서두르고 있다.


일본 후쿠야마에 있는 주고쿠제강은 고강도 철근을 한국에 공급하려고 애썼다.


그러나 한국에서 교량용 및 건축용 등에 쓰이는 철근의 품질규정이 뜻밖에도 일본보다 까다로웠다.


종업원 50명에 연산능력 70만t 수준인 주고쿠제강은 이미 일본산업표준(JIS)을 획득하고 있었지만 한국에서 성수대교 붕괴사건 이후 철근의 인장강도를 일본보다 높게 책정해 놓는 바람에 제대로 수출을 할 수 없었다.


이 회사는 한국시장 진출을 위해 한국산업표준(KS) 표시인증을 따기로 마음을 먹었다.


2001년 말 표준협회를 통해 산자부 기술표준원에 KS획득신청서를 냈다.


KS를 따는데 무려 6개월이나 걸렸다.


사장과 생산 관련간부 5명이 한국에 와서 품질관리교육을 받기도 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출장비보다 첨단기술용어를 통역할 수 있는 통역사를 활용하는데 비용이 더 들었다"고 밝혔다.


통역비만 1천만원 정도 들었다는 것.


또 한국의 표준협회 직원과 인증전문가가 일본공장을 방문,실사 및 현장교육을 실시하기도 했다.


결국 KS를 따는데 총 2천7백만원이 들어갔다.


그러나 KS획득 효과는 예상보다 컸다.


2001년까지 연간 3천t 정도의 철근을 한국에 공급해 왔으나 2002년부터는 전년도보다 10배에 이르는 연간 3만t 약 1천만달러어치의 고강도 철근을 한국에 공급할 수 있게 됐다.


이처럼 KS표시인증이 글로벌 스탠더드화되면서 KS를 획득하는 해외기업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해외기업에 KS표시인증을 주기 시작한 지난 90년부터 99년까지 10년동안은 겨우 22개 업체가 KS를 획득하는데 그쳤으나 2000년부터 매년 평균 16개 업체가 이를 획득했다.


더욱이 올해들어서는 8월 말현재까지 13개 업체가 획득을 했으며 10개 업체가 획득을 추진하는 등 크게 활기를 띠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세면기전문업체인 당산휘다우린유한공사도 한국시장 및 동남아시장 진출확대를 위해 KS를 땄다.


이 회사의 왕휘우엔 사장은 "아시아지역에서 중국제품이라면 무조건 값싸고 품질이 나쁜 것으로 인식하는 것을 없애기 위해 KS인증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중국 허베이성 당산시에 있는 이 회사는 지난 2001년까지는 한국시장으로의 공급실적이 미미했으나 KS를 획득한 이후 지난 3년간 한국 내 에이전트를 통해 약 2천만달러어치를 공급할 수 있었다고 한다.


올들어 태국의 알칼리전지업체인 로케트타이도 국제시장에서 품질을 인정받기 위해 망간건전지와 알칼리 1차전지에 대해 KS를 획득했다.


KS담당기관인 산자부 기술표준원의 한장섭 국장은 "해외기업들이 KS획득을 선호하는 것은 아시아지역 기업들이 KS제품을 우선 구매하기 시작한 데다 한국에 제품을 공급할 때 전기용품 안전관리규정 등 각종 안전인증검사를 면제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기업들은 자국 내에서 품질을 인정받기 위해서인 것으로 분석됐다.


따라서 KS의 글로벌 스탠더드화는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기술표준원과 표준협회는 KS획득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고 수출확대 등 효과를 거둔 우수기업을 선정 포상한다.


KS인증제도는 지난 62년부터 정부허가제로 시작된 제도다.


지난 98년7월부터는 표준협회로 권한이 이관돼 민간인증제로 운영되고 있다.


현재 9백34개 품목,5천8백85개 공장에서 1만26건이 인증을 받았다.


표준협회는 이들 가운데 우수기업을 선정한 것이다.


이치구 전문기자 r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