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금융중심지 월가에서 일하는 많은 비지니스맨들의 하루 일과는 시외버스나 기차속에서 보내는 1시간 정도의 출근 시간에 경제신문을 읽는 것으로 시작된다. 보험회사에 다니는 조지 길모어씨도 매일 아침 월스트리트 저널을 들고 맨해튼행 버스에 올라탄다. 세계경제 동향과 금융 동향을 샅샅이 파악하지 않고는 동료들이나 고객과 대화를 이어갈 수 없기 때문이다. 인도나 중국 같은 새로운 시장으로 진출하는 기업들을 자문해주는 퓨처 액세스의 지나 트란 사장도 고객들이 목말라 하는 정보나 새로운 비지니스 기회를 찾기 위해 매일 아침 이 신문을 꼼꼼히 읽는다. 경제신문은 기업을 직접 경영하는 사람이나 기업에서 일하는 비지니스 맨,입사를 앞둔 학생들에겐 필독지다. 한 조사 결과 월스트리트 저널을 구독하는 사람들이 이 신문을 읽는 시간은 하루 평균 54분으로 10년전의 48분보다 늘었다. ABC TV의 밤 시사 프로그램 "나이트라인" 제작팀의 한 기자는 "월스트리트 저널의 진가는 그 어느 신문도 따라올 수 없는 정확성과 신뢰도"라며 "비지니스 뉴스를 따라잡기 위해선 경제신문 읽기가 필수"라고 평가했다. 기업의 의사결정이나 정부의 경제정책 결정에 미치는 경제지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취임후 추진했던 세금감면 정책이 찬반양론에 휩싸였을때 월스트리트 저널은 기업활력 증대나 규제완화,정부역할 축소라는 사시에 따라 찬성론을 일관되게 주장,감세정책에 힘을 실어줬다. 반면 부시 대통령이 한국을 비롯한 외국산 철강에 보복관세를 매겼을 때는 무역자유화와 개방이라는 정신에 따라 강력하게 반대,조기 폐지에 한 몫을 하기도 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의 모회사인 다우존스의 피터 칸 회장겸 최고경영자 (CEO)는 지난 6월 기업설명회에서 "기업들이 경제신문의 영향력을 실감하고 더 큰 매력을 느끼면서 광고도 꾸준히 늘고 있다"고 밝혔다. 올들어 컬러 광고는 지난 2001년에 비해 86%, 소비자 광고는 18% 증가했다. 미국 신문은 대부분 지역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판매부수만으로 우위를 비교하기 어렵다. 하지만 액면 부수만 따져도 대중적인 전국지를 지향하는 USA 투데이에 이어 월스트리트 저널이 두번째로 많은 1백80만부 (2004년 3월말 현재)에 달한다. 특히 개인 유료 독자수가 1백46만명으로 단연 1위를 차지하고 있다는게 월스트리트 저널의 강점이다.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일본의 일본경제신문과 함께 "경제지 시대"를 확고하게 구축하고 있는 것이다. 경제신문은 개인생활의 동반자이기도 하다. 기업이나 월가의 동향도 상세히 전달하지만 개인들의 여가생활에 대한 정보, 부동산이나 금융상품에 대한 투자정보등을 통해 독자들의 생활지침서가 되고 있다. 여윳돈을 대부분 뮤추얼펀드에 투자하는 미국인들이 펀드 동향을 제크할 수 있는 곳도 월스트리트 저널이다. 뉴욕=고광철 특파원,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