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산업은 급성장하고 있지만 수익률은 타 산업에 비해 여전히 저조하며 투자 시스템도 불안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국제영화제 기간 중인 지난 8일 한국과 미국의 전문가들이 참가한 가운데 '한국영화 파이낸싱 연구'란 주제로 열린 패널 토론회에서 김혜준 영화진흥위원회 사무국장은 지난해 개봉된 한국 영화가 끌어들인 관객은 6천3백91명으로 일본 영화의 일본내 관객 5천3백58명보다 1천만명 이상 많지만 흥행 수입과 부가판권 수입 등을 합친 전체 수익률은 마이너스 7%에 그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한국 영화의 수익률이 이처럼 저조한 것은 영화 제작비가 시장 규모에 비해 높은데다 영화 수입 중 수출은 9%,부가판권 수입은 17%에 그친 반면 극장 수입이 무려 74%를 차지할 정도로 극장 수입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기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입장료의 절반을 극장이 가져가는 수입 배분비율의 불합리성은 투자사 및 제작사측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게다가 투자사와 제작사측이 수익을 6대4로 나누는 수익배분 관행도 제작비를 전액 부담하는 투자사측으로서는 불리한 요인으로 거론됐다. 이 때문에 한국 영화산업은 제작비의 35%를 방송국으로부터 투자받는 프랑스처럼 공공보조나 공공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영화산업의 저수익 구조는 한국뿐 아니라 미국을 비롯한 각국이 안고 있는 공통적인 문제라는 견해도 제시됐다. 롭 애프트 할리우드영화비즈니스 컨설턴트는 "미국 영화도 평균 5편 중 1편만 수익을 낸다"며 "한국 영화의 성공률은 세계 정상급"이라고 말했다. 그는 "영화산업은 문화산업이라는 이유로 투자자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불필요한 손실 요인을 줄인다면 수익률이 낮아도 투자 참여가 늘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산프로모션플랜(PPP)이 주최한 이번 토론회에는 김혜준 국장과 롭 애프트씨 외에 임호천 이정회계법인 대표,최재원 아이픽쳐스 대표,김장욱 쇼이스트 이사 등이 참석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