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3일 저녁 9시 (현지 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템페에서 열릴 공화당 조지 부시 미 대통령과 민주당 존 케리 대통령후보간3차 TV 토론이 대선 종반판세를 가릴 사실상의 마지막 승부가 될 전망이다. 1차 토론에서 참패한 부시 대통령이 2차 토론에서 상당히 선전함으로써 케리 후보의 상승세를 어느 정도 저지한 효과를 거둔 만큼 3차 토론에서 자신의 우위세로되돌려야 하는 입장인 반면, 케리 후보는 2차때 완승을 거두지 못함으로써 3차 토론에서 확실한 점수를 따야 하는 상황에 처해있다. 11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는 저마다 달라 로이터/조그비 조사에서는 케리 후보가 47%대 44%로 3% 포인트, 갤럽조사에서는 49%대 48%로 1% 포인트 차로 부시 대통령을 앞선 반면, 워싱턴 포스트와 ABC 조사에서는 부시 대통령이 4~5% 포인트 리드하고 있다. 조그비 인터내셔널 대표 존 조그비는 이처럼 저마다 다른 조사 결과는 승부를 예측할 수 없는 접전이 펼쳐되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라며 "3차 토론이 결정적일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문제를 주제로 열릴 3차 토론에서는 이번 유세 내내 두 후보가 가장 큰 입장차를 보였던 일자리, 고유가 등 경제를 놓고 불꽃 튀는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의료, 교육, 줄기세포 연구, 낙태, 동성 결혼 등의 이슈가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부시 대통령 진영은 토론회 협상 과정에서 1차 토론에 시청자가 가장 많이 몰리는 점을 노려 대외정책을 먼저 다룰 것을 고집, 관철시켰으나 의외로 패배한데 이어3차 토론에서는 민주당의 전통적 강세 분야인 국내 문제를 놓고 다소 힘겨운 싸움을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1차 토론때 처럼 연단 앞에 서서 논리적으로 청중및 전국의 유권자들을설득시켜야 하기 때문에 마을회관 회의식의 2차 토론 처럼 중간에 사회자의 진행을자르거나 청중에 윙크를 하는 등 부시 대통령 특유의 '저돌성','친밀감'이나 '여유로움'을 보일 수도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부시 대통령은 미국 경제가 나아지고 있다는 논리로 자신의 정책을 옹호하면서 케리 후보가 내건 '장밋빛' 공약의 허구성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킬 것으로 보인다. 그는 특히 자신의 감세 정책이 빌 클린턴 전임 행정부가 물려준 경기 침체에서미국을 회복시켰다고 주장하는 한편, 케리 후보의 상원 활동 경력을 집중적으로 물고 늘어지면서 "케리 후보가 중산층의 세금 부담을 줄이겠다는 자신의 공약을 지키려면 의료, 교육 등과 관련한 다른 무수한 공약들을 깨버려야 할 것"이라며 케리 후보에 대한 '신뢰성'을 다시 문제 삼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반해 케리 후보는 부시 대통령의 주장과는 달리 그의 재임중 82만1천개의일자리가 사라지는 등 미국 경제가 여전히 안좋으며 특히 감세 정책으로 부자들만혜택을 입고 중산층의 부담은 늘어났다고 거듭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케리 후보는 이와 함께 부시 대통령의 의료 정책이 제약회사와 보험 회사들의배만 불렸다고 주장하고 사망한 '슈퍼맨' 크리스토퍼 리브의 예를 들면서 배아 줄기세포 연구 제한 정책을 비난할 것으로 보인다. 케리 후보는 공화당 전당 대회 이후 그에 대한 유권자들의 신뢰성이 떨어져 고전했으나 11일 CNN 조사에서 44%대 42%로 오히려 부시 대통령 보다 더 믿을 만한 후보로 인식되는 등 토론회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박노황 특파원 n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