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 경제의 부진은 '탄광속의 카나리아'처럼 세계적인 경기 침체를 가장 앞서 반영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스티븐 로치 모건스탠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2일 '탄광속의 카나리아(Canary in the coal mine)'라는 보고서를 통해 "유독가스 탐지를 위해 탄광속에 둔 카나리아와 같이 한국 경제의 부진은 취약한 아시아 경제와 가중되는 세계 경제의 불균형 상태를 미리 경고하는 것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의 최근 경제 지표에 대해 "매우 좋지 않다"고 평가하면서 지난 7월 36% 수준이던 전년 동월대비 수출 증가율이 9월에는 23%까지 떨어지고,8월 도·소매 판매도 전년 동월대비 1.5% 줄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8월 재고가 전년 동월보다 3.5% 늘고 고용상황이 7,8월 계속 악화됐다는 사실도 거론했다. 그는 이같은 지표들에 비춰볼 때 내년도 한국의 경제 성장률은 모건스탠리의 전망치(3.8%)보다 더 낮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그는 "한국은 지난 1986년 이후 작년까지 선진국가들의 성장률을 크게 웃돌며 오랫동안 활력 넘치는 '아시아의 호랑이' 모습을 보여왔으나 이제 반대로 아시아 성장 모델의 오류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내수 성장이 부진한 가운데 전적으로 수출 주도 성장 전략을 구사해 온 한국이 중국의 경제 성장이 둔화되자 당장 타격을 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