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간접투자 시장의 최고 히트작은 단연 적립식 펀드다.


2년전 첫선을 보일 때만 해도 '찬밥신세'였지만 올들어 금리인하,부동산경기 침체,고령화 등에 힘입어 화려하게 부활 중이다.


특히 최근 상승장에서는 주요 종목의 시세를 이끄는 주역으로 떠올라 증시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각 증권사와 은행 창구에는 적립식 펀드에 대한 개인 투자자들의 문의가 끊이지 않을 정도다.


이에 따라 올해초 3천억원대에 머물던 적립식 펀드 판매액은 10월12일 현재 1조원을 훌쩍 넘어섰다.


적립식 펀드가 뭐길래 이토록 주목받는 것일까.


◆적립식 펀드란


은행 정기적금처럼 매달 일정액을 적립하는 펀드다.


적은 돈으로 적금을 붓듯 꾸준히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해 목돈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또 주가지수 움직임에 따라 분산 투자하는 효과가 있어 한꺼번에 목돈을 투자하는 것보다 시장 변동에 따른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매달 일정액을 투자함으로써 주식이 비쌀 때는 적게 사고 쌀 때는 많이 사들이는 방식을 통해 주식의 평균 매입단가를 낮추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다만 펀드 속성상 은행 적금과는 달리 주가가 하락하면 원금을 손해볼 수 있다는 것은 어쩔수 없는 한계다.


적립식 펀드의 수익률은 기대 이상이다.


장기간 분산투자로 시장 평균 대비 수익률이 안정적인 데다 펀드의 주요 투자대상이 배당주나 가치주 성장주 등 우량주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이들 우량주는 일반적으로 평균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한다는 점에서 특히 활황장세에서는 고수익이 가능하며 침체장에서도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다.


◆진화하는 적립식 펀드


인기가 높은 만큼 펀드 종류도 고객의 입맛에 맞게 다양해지고 있다.


대한투자증권 이상훈 상품팀장은 "적립식 펀드 시장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면서 매력적인 요소들이 가미된 새상품들이 잇달아 등장,'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당주 펀드가 대표적이다.


배당을 꾸준히 하는 기업 중 배당수익률이 높은 종목에 주로 투자하는 상품으로 연말 배당기준일이 다가오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주가 상승장에서는 매매차익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다.


대투증권의 '아름다운 실버채권혼합펀드',미래에셋증권의 '3억 만들기 배당주식펀드' 등이 이런 상품이다.


삼성전자 현대차 등 우량 블루칩 개별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적립식펀드도 등장하고 있다.


삼성전자 단일 종목에 투자하는 '클래스원 밀리언 채권혼합형펀드'(대투증권),현대차와 모비스 등에 투자하는 '현대차그룹 안정혼합형펀드'(동원증권)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고액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랩어카운트(종합자산관리)서비스에 적립식 개념을 도입,소액 투자자들한테도 혜택을 주는 '적립형 랩펀드'도 잇달아 출시되고 있다.


대우증권의 '마스터랩적립형',굿모닝신한의 '적립형랩알부자'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 들어선 군장병을 대상으로 한 '충성! 신고합니다 펀드'(동원증권),어린이 전용인 '사과나무 통장펀드'(현대증권) 등 특정 계층을 겨냥한 상품까지 선보이고 있다.


◆적립식 펀드 투자요령


일반적으로 투자기간이 긴 상품을 선택하는 게 유리하다.


장기간 돈을 분산 투자하는 과정에서 평균 매입 단가를 낮추고 매입 수량을 늘리는 효과를 충분히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투자자금이 주식이나 채권 등에 어느 정도씩 배분되는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증권사나 은행이 판매중인 적립식 펀드의 투자대상과 주식비중 등을 유심히 살펴본 후 자신의 투자성향과 목표에 맞는지를 전문가와 상의하는 게 바람직하다.


전문가들은 초보 투자자가 적립식 펀드 투자의 성공 확률을 높이려면 주식비중이 40∼60% 정도인 혼합형이 안정성과 수익성을 적절히 고려한 투자방법이라고 권유하고 있다.


적립식 펀드를 은행에서 가입할 경우 펀드를 담보로 대출을 받을 수도 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