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후 IT세상] (가정) "우리 집안일 특급 도우미"..지능형 로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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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진이 생일이 내일인데 준비는 됐나요?"
집안을 돌아다니며 청소를 하던 로봇이 은진이 엄마에게 생일 준비를 하라고 일러준다.
은진 엄마는 로봇에 음식점 예약을 부탁한다.
로봇은 데이터베이스(DB)를 돌려 평소 은진이가 좋아하는 음식을 알아내고 음식점까지 안내해준다.
은진 엄마는 금연석으로 저녁 7시에 예약을 해달라고 말하고 로봇은 곧바로 인터넷을 통해 예약한다.
엄마는 로봇에 딸의 선물을 고르기 위해 백화점에 가니 집을 잘 지키라고 말한다.
로봇은 스스로 방범 모드로 전환한다.
백화점에 도착한 엄마는 집의 가스 밸브가 궁금해 휴대폰으로 집에 있는 로봇에 접속해 가스밸브를 확인하라고 말한다.
로봇은 가스 밸브 위치로 가서 밸브가 잠겨 있는 영상을 실시간으로 엄마에게 전송한다.
생일날 아침 로봇은 은진이 방으로 가서 축하 팡파레를 울리고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준다.
아빠에게는 오늘 날씨를 알려주며 우산을 준비하라고 말한다.
그날 저녁 온 가족이 모여 멋진 생일파티를 하는데 로봇은 이런 모습을 영상에 담아 가족 앨범으로 만들어 준다.
정말 좋은 로봇이다.
10년 뒤인 2014년에는 로봇이 이같이 집안일은 물론 개인적인 일까지 도맡아주는 친구가 된다.
단순한 청소용 로봇이 아니라 '언제 어디서나 나와 함께 하며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유비쿼터스 로봇 친구(URC)'가 일반화된다.
공상과학영화나 만화영화에서 보던 로봇이 이제는 현실의 인간세계로 성큼 다가온 셈이다.
지금은 산업용 정도로만 쓰이지만 10년 또는 20년 뒤에는 로봇이 점점 똑똑해진다.
사람처럼 '생각'하고 느끼고 판단도 한다.
전문가들은 기계적으로 청소만 하거나 공산품을 조립하던 로봇이 미래에는 심부름도 해주는 친구가 되고 사람처럼 생각하는 지능형 로봇으로 진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은진 아빠의 경우 로봇과 함께 살면서 아침에 일어나 세수하고 샤워한 뒤 커피를 마시면서 TV로 아침뉴스와 교통정보를 체크한다.
이 생활 패턴을 로봇은 잘 알고 있다.
은진 아빠가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 한다고 말하면 로봇은 스스로 자명종을 조정하고 커피메이커,온수보일러,TV를 알아서 제어한다.
로봇은 은진 아빠의 컨디션까지 감안한다.
잦은 야근으로 곤하게 자고 있는 데 로봇이 "지금 일어나지 않으면 지각"이라며 은진 아빠를 깨운다.
평소 일어날 시간보다 30분이나 늦은 시간이다.
"왜 이제야 깨우느냐"고 묻자 "요즘 많이 피곤해 보여서 식사시간을 줄이고 수면시간을 늘렸다"고 말한다.
은진 아빠는 다음달 미국 보스턴에서 열리는 심포지엄에 참석해야 한다.
로봇은 일정과 장소를 알고 비행기 좌석을 예약해 준다.
인터넷을 통해 최상의 가격을 검색한 결과 특급 세일 정보를 확인하고 하루 전에 출발하면 항공료를 50% 할인받을 수 있다고 알려준다.
이어 호텔도 검색해준다.
은진 아빠가 식당에 들어가면 로봇은 메뉴를 분석,은진 아빠의 건강과 칼로리를 따져 최선의 메뉴를 골라준다.
주기적으로 옷장에 들어가 은진 아빠의 건강상태를 검사하기도 한다.
심장박동수나 피부반응상태를 감지해 감정상태까지 인식한다.
필요한 의학적 데이터를 의사에게 제공,정확한 처방을 가능케 한다.
로봇은 은진 아빠의 감성도 이해한다.
맥박이 너무 빠르면 "긴장하지 말라"며 긴장을 푸는 클래식 음악을 들려준다.
각종 디지털 기기의 업그레이도 척척해낸다.
로봇 자체의 업그레이드할 때가 되면 "내용량이 부족하니 업그레이드 해주세요"라고 말한다.
네트워크 속도와 하드웨어(메모리,CPU) 등을 주기적으로 자가진단해 최적의 시스템을 갖추려고 노력한다.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