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경수 시큐아이닷컴 대표이사 ceo@secui.com > 타율 3할7푼1리 60타점 36도루 대 타율 2할4푼 50타점 14홈런.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스즈키 이치로와 일본 무대에 진출한 국민타자 이승엽의 올 시즌 성적이다. 스즈키 이치로는 지난 84년 간 깨지지 않던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한 시즌 최다 안타 기록을 경신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반면 이승엽은 지바 롯데에서 규정 타석도 못 채우는 부진을 보였다. 한국 최고의 홈런타자 이승엽이 이같이 실망스런 결과를 보여준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준비' 부족이다. 이치로는 메이저 진출을 위해 착실한 준비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빠른 발'이라는 자신만의 장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홈런과 장타를 포기했다. 대신 짧게 치고 빠르게 달리는 데 집중,2001년 리그 MVP와 신인왕 수상에 이어 올해는 시즌 최다 안타 기록까지 달성했다. 반면 일본 야구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급하게 떠난 이승엽을 기다린 것은 그의 약점과 사소한 버릇까지 철저히 연구하는 현미경 야구였다. 처음엔 홈런을 터뜨리기도 했지만,곧 이승엽의 약점을 파고드는 일본 투수들에게 무릎을 꿇고 말았다. 이치로와 이승엽을 보면서 한국 기업이 해외 진출 때 배워야 할 점이 바로 '준비'가 아닐까 싶다. 정보보호업체만 하더라도 한때는 중국이나 일본 미국 심지어 중동지역까지 수출을 한다며 연일 장밋빛 청사진을 발표하곤 했다. 하지만 생각만큼 실적이 뒷받침되지 못했다. 시장 파악은 물론 낮은 브랜드 파워를 이겨내는 것도 쉽지 않았다. 현지 적응의 어려움,유지보수 등 신경써야 할 부분이 한 두가지가 아니었다. 필자도 중국과 일본 시장을 공략하면서 정확한 현지 파악과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중국은 무엇보다 철저한 현지화 전략이 중요하다. 장기적인 비전과 현지 파트너와의 지속적인 협력을 이끌어 낼 전략도 밑받침 돼야 한다. 일본시장은 제품의 완성도가 높아야 하는 것은 기본이며 무엇보다 유지보수가 완벽하게 이뤄져야 한다. 꾸준한 해외 시장 공략으로 결실을 얻고 있는 곳이 정보보호 업계에서 필자의 회사 외에도 몇몇 곳이 있다. 하지만 아직은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 우리가 개척해야 할 해외시장은 끝을 알 수 없는 '블랙홀'과도 같다. 성공할 수 있다는 신념과 기다릴줄 아는 끈기를 갖고 도전하자. 우리의 비즈니스 무대는 바로 세계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