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이 오는 2008년까지 화학부문 연구.개발(R&D)에 2조7천억원을 투자,2차전지 편광판 등 6개 품목에서 세계 1위에 오르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LG그룹은 13일 대전 LG화학 기술연구원에서 구본무 회장과 성재갑 LG석유화학 회장,노기호 LG화학 사장,김반석 LG석유화학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화학부문 사업기술 전략회의"를 열고 "2008년 아시아 3위,2013년 세계 5위"로 도약하기 위해 이같은 내용의 투자계획을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LG는 전자부문과 함께 그룹의 양대축인 화학부문에서 미래 성장엔진을 확보하기 위해 오는 2008년까지 2조7천억원을 R&D에 투입키로 했다. 투자금액은 올해 2천9백억원에서 2005년 3천5백억원,2006년 5천5백억원,2007년 6천9백억원을 거쳐 2008년 8천2백억원으로 단계적으로 상승한다. 이렇게 되면 2008년 기준으로 전체 매출에서 R&D가 차지하는 비중이 5%로 뛰어올라 현재(2.5%)의 두배가 된다. 계열사별 투자금액은 LG화학 2조6백억원,LG생명과학 3천5백억원,LG생활건강 2천2백억원,LG석유화학 7백억원 가량 등이다. 화학부문 R&D 인력 역시 2천4백명선에서 4천5백여명으로 대폭 확충된다. LG는 또 중국 미국을 중심으로 운영 중인 8개 '테크센터'와 미국 러시아 유럽 등지의 '위성연구소'에 대한 연구 역량을 높이는 내용의 글로벌 R&D 전략도 진행하기로 했다. 특히 위성연구소는 신 고분자소재 및 평판 디스플레이 재료 등 지역별로 특화된 우수 기술을 연구하고 해외 우수인력을 유치하는데 집중하도록 할 방침이다. LG는 이같은 R&D 투자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핵심 전략품목 육성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우선 2차전지 편광판 염화비닐수지(PVC) ABS수지 인조대리석 표면자재 등 6개 사업에 투자를 집중해 오는 2008년 세계 1위 품목으로 키우기로 했다. 현재 LG는 세계시장에서 ABS수지가 올해 처음으로 1위로 오른데 이어 △2차전지 3위 △편광판 2위 △PVC 6위 △인조대리석 2위 △표면자재 4위 등에 랭크돼 있다. LG는 이같은 기존 핵심품목 외에 △하이브리드카용 중대형 전지 △연료전지 △PDP 필터 △클린에너지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접을 수 있는 디스플레이 제품) 등 미래 성장사업을 지속적으로 발굴,육성하기로 했다. LG는 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PDP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분야에 그룹의 역량을 총집결하기 위해 전자계열사와 화학 계열사 간 협력을 한층 강화하고 주요분야에 대한 공동 연구를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 김쌍수 LG전자 부회장과 구본준 LG필립스LCD 부회장이 참석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LG 관계자는 "핵심 기술력을 확보해야 불확실한 경영환경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판단 아래 화학부문 R&D 투자를 대폭 늘리기로 한 것"이라며 "시간이 흐를수록 R&D 투자 효과가 나타나 경쟁사를 따돌리는 최고 제품을 잇달아 선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