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초점] 여야 "경제예측 제대로 하라" 질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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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의 한국은행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한은의 부실한 경기예측 능력이 도마에 올랐다.
여야 의원들은 한은의 경제전망이 크게 빗나가면서 시장의 불확실성이 오히려 가중되고 있다며 한 목소리로 질타했다.
화폐단위변경(리디노메이션)문제에 대해서는 의원들간 찬반 의견이 첨예하게 맞섰다.
◆경기예측 실패 질타
한나라당 이혜훈 의원은 "지난 98년 이후 한은의 경제성장률 전망치 평균오차가 3.62%포인트에 달하고,소비자 물가 상승률 예측 정확도는 민간 경제연구소에 비해 훨씬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열린우리당 김종률 의원도 "한은의 경기 회복 시기에 대한 전망이 번번이 빗나가면서 경제정책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떨어지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기대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 콜금리 인하 문제와 박승 한은 총재의 '가벼운 입'에 대한 질책도 잇따랐다.
열린우리당 문석호 의원은 "콜금리 인하에 대한 한은의 입장이 수시로 번복되고 있어 통화정책의 신뢰성이 떨어지고 물가에 대한 불안감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고 질타했다.
한나라당 임태희 의원은 "한은 총재의 말은 '경제의 나침반'과 같다"며 "잦은 말 바꾸기나 정치적 발언이 중앙은행의 독립성과 권위는 물론 통화정책의 효과까지 떨어뜨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열린우리당 박영선 의원은 "한은 총재의 발언이 경제 주체들에 어떤 메시지나 시그널을 전달하지 못하고 있다"며 "총재의 발언을 조절하기 위한 전담팀을 구성하는 게 어떠냐"고 제안하기도 했다.
한편 박 총재는 "올해 경제성장률은 5% 안팎이 될 것이지만 내년은 4%대로 하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무소속 신국환 의원이 "해외 기관들이나 민간경제연구소 등이 대부분 잠재성장률을 4%대로 분석하고 있으나 한은만 유독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고 질의한 데 대해 이같이 답했다.
◆리디노미네이션 논란
이날 국감에서는 화폐제도 개혁 문제도 쟁점이 됐다.
한나라당 최경환 의원은 "올들어 8월까지 해외 자본 유출 규모가 개인만 16조원에 달하고 있는 상황에서 리디노미네이션을 추진하게 되면 자금의 해외 유출이 가속화돼 자칫하면 성장동력을 일거에 무너뜨릴 위험이 있다"며 현 시점에서 화폐개혁 논의는 적절치 않다고 주장했다.
같은당 김양수 의원도 "앞으로 더 악화될 소지가 있는 경제상황을 고려하면 화폐개혁 시도는 시기상조"라며 반대론을 폈다.
반면 열린우리당 이계안 의원은 "리디노미네이션을 언제까지 중장기 과제로 놔둘 것이냐"며 "중앙은행이 주도적으로 이 문제를 구체화시켜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의원은 또 새 화폐 도안 인물로 민족의 자긍심과 긍지를 높일 수 있는 광개토대왕을 추천,눈길을 끌었다.
같은 당 이상민 의원도 "현행 화폐제도는 후진 경제의 산물이며 제도 개선의 불편과 비용은 일시적이지만 편익은 항구적"이라며 화폐제도 개선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