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교원 < 기술표준원 원장 > 세계무역기구(WTO) 체제의 출범과 디지털경제의 도래로 세계가 하나의 글로벌 시장으로 통합됐다. 또 우리 사회는 가치창출의 원천이 종래의 토지,자본 등 생산요소에서 지식으로 바뀐 지식기반사회로 이행되고 있다. 통상 기업이 지식으로 가치를 창출하는 유형은 연구·개발에 전력해 개발성과를 사업화하면서 시장에 진출해 매출과 이익을 증대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못하다. 만약 개발된 기술이 국제표준으로 채택된다면 시장진출은 그야말로 땅짚고 헤엄치는 식으로 손쉽게 이뤄질 것이다. 종래의 표준이란 시장을 휩쓰는 기술이나 제품의 사양 및 방식이 시장의 표준이 되고 시간을 두고 공적인 표준(국가표준 KS,국제표준 ISO,IEC 등)으로 이행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역으로 표준으로 채택된 기술이나 제품이 시장을 재패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각국 정부는 국민의 안전 보건 위생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국산,외국산을 가리지 않고 기술기준에 만족할 것을 요구하고 기준에의 일치여부를 강제로 검사하고 있다. WTO/TBT(무역상기술장벽)협정에서는 위의 기술기준을 각국이 자의적으로 정하는 것을 금하고 국제표준의 사용을 의무화하고 있다. 국제표준 제정에 세계 각국이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는 이유인 것이다. 국가표준의 대상을 전자상거래,디지털기술 등 신기술 분야에서부터 장애인 복지관련 장비,시설,영화,영상,서비스업 등 분야를 망라해 기술혁신과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표준이 확보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예컨대 신성장 동력산업 분야는 한국 기술의 국제표준채택 비율이 현재 6% 정도에서 4년 후에는 15%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또 필요하다면 특허기술도 KS규격에 반영해 공정하고 차별(로열티 면에서)없이 특허권이 활용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전세계 대부분의 국가에서 사용되는 기술이나 제품은 점점 동질화돼가고 있고, 아무리 우수한 기술을 개발하더라도 표준에 반영하지 않으면 그 기술은 힘을 발휘하기 어렵게 된다. 이제 우리도 연구개발 기획단계에서부터 표준을 고려한 연구개발(R&D) 전략을 수립하는 등 국제표준 반영을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전개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