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혼란스러웠던 '서울 버스체계'가 차츰 제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버스체계 개편 1백일을 넘기면서 혼란은 줄어드는 반면 시민들은 점차 새로운 시스템에 적응해가는 모습이다. 서울시가 최근 발표한 '교통개편 1백일 분석' 자료는 이같은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분석결과 대중교통 이용객은 개편초기에는 작년동기에 비해 1.6% 줄었으나 8월부터는 작년 수준을 넘어섰다. 작년에 비해 8월에는 6만4천명이 늘었고 9월에는 8만1천명이나 증가했다. 버스체계 개편은 시민들의 '라이프 스타일'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특히 새로 도입된 '환승할인'은 시민들의 나들이,출퇴근 문화를 바꿔놓고 있다. 바뀌는 라이프 스타일=지난 7월 크게 바뀐 교통체계 가운데 시민들이 가장 만족해하는 것은 '환승할인'이다. 버스와 지하철을 갈아타더라도 따로 요금을 내지 않아도 되고,기본거리(10km)내에서는 30분이내에 갈아타면 최대 5번까지 무료로 환승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성동구 응봉동에 사는 김철호씨(가명.40)도 환승할인에 따른 혜택을 누리고 있다. 김씨는 집 앞에 지하철역이 없기 때문에 그동안 퇴근때면 2호선 상왕십리역에서 집까지 택시를 자주 이용했다. 하지만 7월부터 지하철역에서 집까지 버스를 갈아타더라도 추가 요금을 내지 않게 된 뒤부터 김씨는 5~10분 기다리더라도 꼭 버스를 탄다. 신림동에 사는 직장인 이수영씨(가명.30)는 환승할인 덕분에 한동안 먹지않던 아침식사를 할 수 있게 됐다. 집에서 '5614번' 버스를 타고 신림역(2호선)에 내린 뒤 샌드위치 가게에 들러 20분간 아침식사를 한다. 30분 안에만 지하철로 갈아타면 할인혜택이 주어지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이밖에 10대와 20대의 젊은 층에서는 한 버스를 타고 먼 거리를 우회하기보다는 여러 번 갈아타며 목적지를 찾아가는 새로운 풍속도가 등장했다. 진화하는 서울 교통체계=서울의 교통시스템은 앞으로도 한층 편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올 연말께 'BMS(버스운행정보시스템)'이 자리잡으면 기다리는 버스의 위치와 도착시간을 무선인터넷이나 휴대전화로 알아볼 수 있게 된다. 위성지리정보시스템(GPS)과 무선통신을 결합시킨 이 시스템이 가동될 경우 '무작정 버스를 기다리는 수고'를 덜수 있 게 되는 셈이다. 각 정류장마다 설치되는 버스안내기를 통해 버스 도착정보 등을 알아보는 서비스도 내년초부터 이용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도봉.미아로,수색.성산로,강남대로 등 3곳에 만들어진 중앙버스전용차로도 늘어난다. 서울시는 내년말까지 망우.왕산로(구리시계~동대문 10.4km),시흥.한강로(안양시계~서대문 14.9km),경인.마포로(부천시계~서대문 16.2km) 등 3개의 중앙버스전용차로를 개통할 계획이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