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자기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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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입사면접시험은 황당하다고 할 정도라고 한다.
예측불허의 질문들이 쏟아져 나오기 때문이다.
"서울에 사는 바퀴벌레는 몇 마리인가" "백두산과 한라산을 옮기는데 드는 시간과 비용은 어느 정도일까" "눈이 작은 사람은 남들보다 작게 보는 게 아닌가"하는 식이다.
순발력과 재치,임기응변의 능력을 측정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임직원들과 어울려 술을 마시는가 하면,같이 운동을 하면서 종합적인 인성을 가늠하기도 한다.
어느 식품회사는 몇년째 '요리 면접'으로 창의성과 협동심을 평가한다.
이 같이 다양한 면접방법들이 고안되고 있는 것은 도식적인 필기시험이나 학교성적만으로 응시자들의 우열을 가릴 수 없어서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면접에서 중요한 것은 '자기소개'라고 한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최근 1년새 취업응시자들을 대상으로 면접 질문 내용을 조사한 결과 구직자의 장점이나 단점,좌우명 등을 말해보라는 자기소개가 가장 많았다는 것이다.
흔히 '1분 스피치'로도 불리는 자기소개는 서류에 나타나지 않는 여러 부분을 파악할 수 있는 동시에 태도와 프레젠테이션 능력을 알아볼 수 있어 면접현장에서 중요하게 취급되는 것 같다.
자기소개는 한마디로 자신을 파는 것이어서 자기의 생각이나 활동을 최대한 피력해야 함은 물론이다.
여기에는 자신감이 있어야 한다.
면접은 "어떤 일을 할 수 있느냐" "조직에 잘 적응할 수 있느냐"하는 것을 살피는 것이기에 자신있는 태도가 중요한 것이다.
외국기업들의 경우 가장 큰 면접점수가 '자신감'이라는 것은 잘 알려진 얘기다.
추상적이기도 한 자기소개는 '그동안 어떻게 성장해 왔는가'를 말하는 것이다.
따라서 인생역정의 고비고비에서 겪었던 사건들을 실감있게 전달하고 여기에서 교훈적인 것을 끌어내야 한다.
책갈피 속에 끼여있는 빛 바랜 추억담이 돼서는 곤란하다.
올해는 어느 때보다 취업경쟁이 치열해져 구직자들의 애를 태우고 있어 보기에도 안타까울 지경이다.
입사지원자 모두는 차제에 자기소개를 떠올리면서 지난 세월을 뒤돌아 보는 것도 취직 못지않게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