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은 14일 자신의 구명운동에 앞장서다 군사정권에 의해 `반국가단체'로 지목됐던 재일 한국민주통일연합(한통련)의 곽동의(74) 전 의장을 30년만에 다시 만났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동교동 `김대중 도서관'을 방문한 곽 전 의장을 반갑게 맞은뒤 "이렇게 돼 만나게 돼 감개무량하다"며 "정의는 반드시 이긴다는 말이 있는데 오늘 이 만남이 그것을 증명하는 자리"라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군부독재는 나를 한민통(한통련의 전신) 의장으로 하여 반국가단체의 괴수라며 사형을 선고했지만, 이번에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이 나서 한통련의 누명도벗겨졌다"며 "방문단이 대한민국 여권을 갖고 입국한 것은 여러분들의 수십년간의투쟁이 성공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시아에서 민주주의를 하는 나라가 많지만 우리처럼 민주인사들이감옥에 가고 피 흘린 나라는 없다"며 "한국이 세계에서 손색없는 민주인권 국가가된 것은 국내외 민주인사들이 힘을 합쳐 싸운 결과"라고 평가했다. 그는 한반도 문제에 대해 "우리의 국익을 위해, 강대국 사이에 있는 우리의 평화유지를 위해 미국과의 동맹으로서 중요하다"면서 "그러나 우리 민족의 의사가 존중돼야 하고 우리 운명은 우리가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곽 전 의장은 김 전 대통령에게 자신의 여권을 보여주면서 "40년 가까이 민주화와 통일운동을 해오면서 반국가단체로까지 몰렸는데 오늘 대한민국 여권으로 와서김 전 대통령을 뵜다. 오늘이 일생에서 제일 감격스러운 날"이라며 "오해와 ?박에도 불구하고 오늘 비로소 대한민국 국민 대접을 받았다"고 말했다. 곽 전 의장은 또 "우리의 명예회복을 얘기하는데 김 전 대통령이 대통령이 됐고6.15선언으로 민족화해의 첫발을 내디뎠다. 여기에 감사드리고 이것을 명예회복으로여긴다"고 덧붙였다. 한통련은 1973년 당시 재일대한민국거류민단에서 갈라져 나온 한국민주회복통일촉진국민회의가 전신으로, `김대중 납치사건'때 구출대책위원회를 결성하는 등 김전 대통령을 지원해왔고 박정희 정권에 맞서다 1978년 대법원에 의해 반국가단체로규정됐다. 이날 면담에는 곽 전 의장을 비롯한 방문단과 열린우리당 임종인 의원, 한통련귀국 환영위원회 대표인 최병모 전 민변회장 등 10여명이 참석했다. (서울=연합뉴스) 맹찬형기자 mange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