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경이 弘法利生 앞장서 주세요"..스융신 中소림사 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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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샤오핑이 주장한 '발전중시론'은 소림사(少林寺)에도 해당됩니다."
중국 선종(禪宗)의 발원지며 무림의 본산인 숭산(嵩山) 소림사의 스융신(釋永信) 방장(方丈·39).
그는 1천5백년 역사를 자랑하는 소림사에 변화의 바람을 불어넣고 있는 이유를 이렇게 말했다.
중국 불교협회 부회장을 겸하고 있는 그는 소림사의 30번째 방장으로 불과 34세에 소림사 최고의 자리에 오른 인물이다.
한국경제신문 창간 40주년 인터뷰를 하던 중 계속 걸려오는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능숙하게 처리하는 솜씨가 인상적이었다.
그는 중국 개혁 개방초기인 1981년 16세에 출가해 방장이 되기 전부터 소림사의 변혁을 주도해 왔다. 소림사가 인터넷에 둥지를 틀게 됐고,무술 시범을 보이는 무승단이 조직되고,소림 실업발전공사가 설립된 것도 그의 작품이다.
최근에는 달마조사가 창안한 역근경(易筋經) 등 소림의 핵심 무공비급과 의약비방 일부까지 인터넷에 공개했다.
"무공비급 공개는 소림의 명성을 깨끗이 하기 위해서입니다. 소림무공을 틀리게 전수할까 공개한 것이지요." 그는 소림사가 있는 덩펑시에만 60여개의 무술학교가 3만명의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지만 소림사와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소림 무공은 무궁무진한 정신적 세계를 갖고 있어요. 몸과 정신을 건강하게 하고 스스로를 지킬 수 있게 해 무서운 게 없는(大無畏) 경지에 이르게 합니다."
소림 최고의 무공으로 그는 선정공(禪定功)을 꼽으며 최고의 경지에 오르면 부동심에 이르게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무당 등 다른 유명 무공과 비교해달라는 물음에는 "각기 장점이 있다"며 대답을 피했다.
그는 의약비방 공개 역시 대중에 널리 정확히 알리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그는 "의술을 펼치는 건 인·허가를 필요로 하지만 소림사는 법적으로 조건을 갖추지 않고 있다"며 "제약회사와 약을 공동 생산해 대중에 공헌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한국업체도 관심을 가지면 협력을 검토해볼 수 있다는 것. "의(醫)는 선(禪) 무(武)와 함께 소림 쿵푸(功夫)의 중요한 구성요소인 데다 문화유산입니다."
그는 소림 쿵푸를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들려줬다.
소림사가 세속화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덩샤오핑의 발전 중시 이론을 재차 강조했다. "정저우에서 차로 1시간만 달리면 소림사까지 올 수 있지만 과거에는 며칠 걸렸다"며 "소림사도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상표보호를 받을 수 있는 건 회사뿐이라는 현실 때문에 기업을 세우게 됐다"며 "소림의 이름이 상업적으로 남용되는 걸 막기 위해"라고 설명했다.
스 방장은 "인재 배양과 사찰규모 복원 그리고 국제교류 촉진 등을 통해 소림사를 민중들이 더 그리워하는 불교성지로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의 꿈은 차츰 실현되는 듯하다.
이미 미국 등 10여개국에 소림 제자들을 내보냈고,칭화대 베이징대는 물론 영국과 싱가포르 등으로 유학을 보내고 있다.
덩펑시(허난성)=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