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입시를 둘러싼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고교 내신 뻥튀기가 일반의 예상보다 훨씬 심각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14일 연세대학교의 '2005학년도 수시1학기 지원자 내신자료'에 따르면 고교내신평가에서 전과목 '수'를 받은 지원자의 수가 입학정원보다 많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전체 지원자 5천5백여명 중 고교 1∼2학년 과정에서 전과목 '수'를 맞은 학생이 14%인 8백12명으로 이는 수시 1학기 입학자 5백45명보다 2백67명 많았다. 대학 관계자들은 "이처럼 일선고교의 내신이 입학평가과정에서 아무런 변별력을 가질 수 없는 실정"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대학들이 전년도 고교별 지원자수 및 입학생수 등을 참고하는 등 나름대로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당연한 데도 교육부가 '고교등급제 적용'이라며 몰아붙이는 것을 납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수시지원생의 전과목 '수'는 기본=연세대 수시1학기 지원자 5천5백41명 가운데 60%에 달하는 3천3백12명이 전과목 혹은 90% 이상의 과목에서 '수'를 받은 학생이었다. 이런 '수' 풍년이 지원자 학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라면 문제가 안된다. 그러나 실제 과목별로 들여다보면 '성적 부풀리기'가 심각함을 드러내준다. 수강생 전체가 '수'를 받은 경우가 7개 고교의 11개 과목에서 발견됐다. 전원이 '수'나 '우'를 받은 경우는 40여개 과목이었다. 한 고교의 '과학 과제연구1' 과목은 수강한 1백38명 전체가 '수'를 받았고 또 다른 고교의 '정보사회의 컴퓨터' 과목에서도 학생 73명 모두가 '수'를 얻었다. 그러다 보니 수를 받았지만 석차는 과목에서 최하위인 경우도 다반사였다. ◆'석차 부풀리기'도 심각=석차 역시 크게 부풀려져 있다. 1개 과목에서 1등이 1백명 이상인 과목이 무려 37개 고교,39개 과목에 달했다. 모 고교의 '생활과 과학' 과목은 전체 수강인원 3백32명 중 1등이 2백25명이었고 심지어 전체 1백38명의 학생 중 1백34명이 1등인 과목도 있었다. 연세대 관계자는 "내신 성적을 받아보면 사실상 대부분의 지원자가 이런 방법으로 '수'를 받은 학생"이라며 "이 같은 내신을 믿고 이를 바탕으로 학생을 뽑을 수는 없지 않느냐"고 한탄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