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이마트가 다음달 1일부터 매장에서 은행 직불카드를 받기로 했다. 직불카드 사용 고객은 0.5%의 마일리지 포인트를 제공받게 된다. 국내 최대 할인점 이마트가 직불카드를 전격 도입키로 함에 따라 앞으로 카드시장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신세계 이마트는 은행 농·수협 등 국내 17개 금융회사와 직불카드 가맹점 계약을 맺고 오는 11월1일부터 매장에서 직불카드를 받을 계획이라고 14일 밝혔다. 직불카드 사용자에게는 현행 0.1%인 OK캐쉬백 마일리지를 0.5%로 5배 올려주기로 했다. 이마트는 또 일부 금융회사와 제휴,더 많은 혜택을 주는 '제휴 직불카드' 도입도 추진할 방침이다. 이마트의 직불카드 도입 결정은 신용카드의 대안으로 직불카드를 활성화하는 한편 신용카드사들과 카드 수수료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마트 관계자는 "지불 수단이 현금과 신용카드밖에 없는 상황에서 카드사가 가맹점들을 압박함으로써 수수료 문제가 불거졌다"며 "직불카드 결제방식 도입은 수수료 갈등문제를 최소화하는 방법"이라고 직불카드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해 말 현재 은행들이 발급한 직불카드는 5천9백만장으로 신용카드 9천6백만장의 3분의 2 수준이다. 그러나 직불카드를 받는 가맹점은 28만개로 신용카드 가맹점(약 2백20만개)의 10분의 1 정도이고 한달 이용액은 30억원 수준이다. 이마트는 이런 점을 감안해 마일리지 포인트를 0.5%로 높였다. 이 경우 소비자들은 신용카드로 결제하는 것보다 직불카드를 사용하는 것이 더 이득이다. 예를 들어 이마트 객단가(고객 1인당 구매액)인 6만원을 신용카드 일시불로 결제하면 한달 정도의 신용공여(연리 4%,30일 예치 기준)로 인한 금융이익이 52원 가량 된다. 여기에 6만원의 0.1%인 60원을 포인트로 적립할 수 있어 총 1백12원 정도의 혜택을 얻게 된다. 반면 직불카드를 사용하면 신용공여로 인한 금융이익은 없지만 포인트 0.5%에 해당하는 3백원의 이득을 취하게 된다. 국내 최대 할인점인 이마트가 직불카드 도입 방안을 내놓음에 따라 직불카드가 활성화될 수 있을지 관심이다. 홈플러스를 운영하는 삼성테스코 관계자는 "직불카드를 대안으로 가정하고는 있지만 신용카드를 대체할 만한 방안은 아니며 협상력을 높이는 데도 한계가 있지 않겠느냐"고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이마트의 직불카드 도입 방침에 대해 카드사들은 "이마트는 신용카드 수수료 협상에 성실히 나서는 자세가 더 필요하다"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비씨카드 관계자는 "이마트측이 내세우는 취지는 좋지만 직불카드의 경우 통상 1인당 국민소득이 3만달러 이상인 선진국에서 활성화되는 경향을 보인다"며 "직불카드가 신용카드를 대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규호·송종현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