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호분할다중접속(CDMA) 이동통신 장비업체인 현대시스콤과 중국계 미국 통신장비업체인 UT스타컴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CDMA 핵심기술 유출 논란이 법정싸움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UT스타컴의 마이클 스카진스키 부사장은 14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난 4월 말 현대시스콤으로부터 CDMA 지식재산권을 포함한 일부 자산을 약 1천만달러에 인수하는 계약을 합법적으로 체결했다"며 "최근 한국 정부와 언론을 상대로 CDMA 기술이 UT스타컴에 불법 유출되고 있다고 주장한 현대시스콤을 계약 불이행으로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스카진스키 부사장은 "계약 체결 전에 CDMA 소스코드의 특허를 공동으로 보유하고 있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으로부터 기술 이전에 대한 조건부 동의를 받았고 현재 로열티 문제를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ETRI는 비동기 방식인 IMT-2000 기술에 대해서만 조건부로 동의해준 것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ETRI 관계자는 "조건부 동의를 해준 것은 사실이나 CDMA가 아니라 IMT-2000 기술에 관한 것이었다"며 "만약 CDMA 핵심 소스코드가 UT스타컴에 넘어갔다면 이를 무효화하기 위해 민·형사 소송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시스콤의 새 경영진은 "UT스타컴이 현대시스콤의 전 경영진과 합법적으로 인수 계약을 체결했더라도 ETRI 등이 공동으로 보유한 CDMA 핵심 소스코드는 현대시스콤이 거래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며 "계약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주장했다. 스카진스키 부사장은 "논란이 되고 있는 CDMA 기술이 수출통제 대상에 해당되는지 여부를 확인해 달라고 산업자원부에 요청해 둔 상태"라며 "이달 말께 답변을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UT스타컴은 최근 서울 여의도에 CDMA 연구개발(R&D)센터를 설립하고 한국 중견 휴대폰 업체의 CDMA 기술과 인력을 인수하기 위해 협상을 벌이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미국 중국 한국 인도 등 세계 주요 CDMA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